배우 이준기의 스크린쿼터 반대 1인 시위도 예상대로 대혼잡을 이뤘다.
12일 오후 1시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앞에서 배우 이준기가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며 벌인 1인 시위에 팬과 취재진 1천여명이 몰렸다. 6일 2천여명이 모인 장동건의 1인 시위에 이은 최다 인파였다.
영화 '왕의 남자'로 급부상한 이준기는 이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민규동 감독과 함께 영화계가 벌이고 있는 스크린쿼터 사수 1인 시위의 여덟번째 주자로 나섰다.
현장에는 시위 30여 분 전부터 팬 500여명이 몰렸고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찰은 2개 중대 180여명을 주변에 배치하고 통제선을 설치했다.
검정 파카를 입은 이준기가 1시 정각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이 통제선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일부 팬들은 울음을 터뜨리는 등 대혼란이 연출됐다.
이준기는 혼란이 심해지자 시위 시작 3분만에 철수했다가 잠시 후인 1시5분께부터 통제선 안에서 의자 위에 올라선 채 시위를 계속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지켜주세요'라고 쓴 피켓을 든 이준기는 "스크린쿼터 유지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려고 나왔다"며 "미국의 문화침탈에 맞서 우리 영화를 지키려고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왕의 남자' 같은 영화는 스크린쿼터가 없더라도 경쟁력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왕의 남자'도 스크린쿼터가 있기 때문에 대작 외화 사이에서 선택을 받았다"고 반박하고 "우리 영화는 아직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준기는 이어 "거대 자본을 앞세운 미국이 과연 한국 영화와 경제를 생각해서 그런 제안을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더 많은 물량 공세를 해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내리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도 '태백산맥', '춘향전' 같은 한국 영화를 통해 역사를 알고 배웠다"며 "내 아들에게도 다양한 한국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기 옆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늘 한국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한 민규동 감독도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 투자 자본의 선택 기준이 보수·안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스타에 의존하거나 기존 흥행 공식에만 맞춘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갖고 고민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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