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보름 달맞이 행사

11, 12일 이틀 동안 상주 외서면 봉강리 상주환경농업학교에서 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에 참여한 김종현(43·서울시 서초구) 씨.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 대표인 김씨는 늘 바쁜 일상 때문에 아내(이수혜·38)와 자녀(동민·11, 수민·8)에게 미안했지만 이날만큼은 특별한 체험으로 가장으로서의 체면을 세웠다.

김씨 가족은 이틀 동안 새끼꼬기와 굴렁쇠 굴리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 전통놀이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소원쪽지 날리기 등 대보름 달맞이 행사 체험을 하면서 신나게 뛰어놀았다.

정월 대보름이었던 12일을 전후해 경북 도내 곳곳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대보름 행사를 즐겼다. 상주행사에 참여한 한경아(41·수원시 영통구) 씨는 "대보름에 놀았던 전통놀이들이 아련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농촌과 고향의 정을 느껴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도천 둔치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는 3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5시 23분쯤 청도 남산 봉수대 정상에서 알려온 '달이 떴다'는 신호에 맞춰 전국 최대규모인 높이 20m, 지름 15m 달집에 불이 점화되자 군중들의 환호성과 함께 청도 하늘은 형형색색의 불꽃으로 수놓았다.

김영숙(47·대구 대곡동) 씨는 "이렇게 큰 달집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가족들이 늘 건강하고 웃음 가득한 한 해가 되도록 해 달라고 빌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는 전국 2만여 명의 산악인이 참가한 가운데 합동시산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8천m급 14봉을 등반한 세계적인 산악인 한왕용 씨 등 유명 산악인들이 참석해 사인회와 함께 눈꽃이 활짝 핀 주흘산과 문경새재 1~3관문까지 산행과 걷기에 나섰다.

장영화·정창구·엄재진기자

사진: 12일 청도천 둔치에서는 3만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국내 최대규모의 달집 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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