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개천 등 중앙로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꾸미고,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만드는 데 대해서는 대다수 시민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예산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3월부터 구체적 계획 마련에 돌입키로 하는 등 사업추진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이제부터는 많은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적의 중앙로 개선 방안을 찾고, 그 것을 제대로 추진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 열린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중심으로 중앙로의 '갈 길'를 그려봤다.
△대중교통전용지구= 박용진 계명대 교수는 대중교통과 시내버스의 활성화 차원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동성로는 자주 안가게 된다며 아이들과 함께 할 공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민 대구 YMCA 관장 역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구 지정 추진시 도심상권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며 남북이동통로는 보행권과 직결되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정희 건설교통부 서기관은 해외사례를 봐도 초기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진행 후에는 호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또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은 교통정책과 도심활성화 차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며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는 지하철 2호선 부근의 역세권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반월당을 중심으로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승용차가 있어야 도심이 활성화 된다는 논리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가한 상인들은 승용차 이용자가 구매력이 높은 상황에서 중앙로의 승용차 통행을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침체한 상가 지원책부터 시작한 후 중앙로 공사를 시행할 것도 촉구했다.
△"특색있는 중앙로 만들어야"= (주)코리아 랜드스케이프 이제화 박사는 상권활성화는 사람의 이동문제라고 전제한 후 흡인력을 가질 수 있도록 확대된 보행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로엔 명소가 없는 만큼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야간 레이저 조명, 잘생긴 가로수 등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획기적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혁 계명대 교수도 대구의 도심은 가볼만한 곳이 없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한 곳이 없다며 그로 인해 도심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구매력이 높은 30~50대는 거의 없는 실정인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는 흡인력이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달리 한 상인 대표는 대구시의 중앙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시의 의지를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상인이라면 내일보다 오늘이 시급하다"며 상인들이 호응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행자의 '천국' 중앙로= 실개천 추진 등 중앙로 개선 방안 보도 이후 매일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엔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좀 일찍 이런 생각들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찌들어 가고 있는 도시를 살리는 길은 편히 숨쉬며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다" "도심에 실개천이 생긴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대구는 분지라서 도심재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적정 수심과 유속을 감안하면 하루 3천 t톤의 유지수는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며 "유지수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사업의 성공이 보장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청계천을 정비한 이명박 서울 시장 따라하기 아니냐" "폭 2m면 너무 좁다. 더 넓혀야 한다" "공평네거리, 아미고호텔, 반월당, 대구역 안으로 승용차 진입을 전면 금지하자"는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에 대해 거리문화시민연대 권상구 사무국장은 "중앙로의 차선을 줄이는 대신 인도를 넓히는 등 중앙로를 대중 보행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시의 발상은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중앙로 실개천 사업은 시민들이 걷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오히려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며 서로 이질적인 것들을 좁은 공간에 무작정 넣는 것보다 휴식공간 및 문화광장으로서의 역할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제안했다.
류규하 대구시의원도 "실개천 등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에 공감한다"며 "다만 승용차 통행을 금지시킬 경우 상권이 위축될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 및 상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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