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배우는 학생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르치느냐도 학습의 성취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려는 교사의 노력을 통해 이해도가 몇 배씩 오르기도 한다.
얼마 전 '제7회 전국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연구대회'에서 발표된 우수 사례들은 이런 교사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특히 올해는 전국 7명의 1등급 수상자 중 4명을 경북에서 배출, 지역 교사들의 교육력이 우수함을 자랑하기도 했다. 교사들이 경험을 통해 발견해 낸 손쉬운 언어, 수학 학습법을 들어봤다.
△언어놀이로 창의적 표현력 키우기
김유리 포항달전초교 교사는 '언어놀이'라는 상황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말하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자신만의 색깔로 말하는 창의적 언어표현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김 교사는 "손 들고 발표하기를 두려워하던 아이들도 일단 놀이가 재미있어지자 자발적으로 말하기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놀이가 계속될수록 아이들만의 새롭고 창의적인 표현력을 볼 수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점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52가지의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이 동원됐다. 그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3단계 인터뷰 놀이와 숟가락 뽑아뽑아 놀이, 칭찬빙고놀이, 하얀거짓말 찾기 등. 김 교사는 "인터뷰 놀이를 통해 학생들은 인터뷰 상황을 실제처럼 느끼고 성실히 질문과 답변을 수행했으며, 칭찬빙고놀이를 통해 친구들의 발표를 서로 평가하며 말하기에 대한 의욕을 키웠다"고 했다. 또 "숟가락 뽑기 모둠 놀이를 통해 발음이 어려운 문장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공부도 즐겁게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PEPI활동으로 수학이 쑥쑥
강영란 포항남성초교 교사는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수학과 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송상헌, 2000)' 저널을 활용, 자신만의 수학교수법을 만들어 학급에 적용시켰다. PEPI는 학생들의 지필활동, 실험활동, 놀이활동, 탐구활동 등 4단계로 구성된 프로그램.
강 교사는 "'EBS 수학 탐정 아리송' 시청으로 수학적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린 뒤 신문을 이용한 수학 표현하기, 인터넷의 가상 공간을 활용한 수학 실험 등으로 학생들이 쉽게 수학적 개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침자습 시간을 이용한 퍼즐 풀기, 수학 연극과 마술을 통한 수학 재미 느끼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는 "1년 동안의 활동으로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는 학생들의 막연한 거부감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며 "수학 교육에서는 실제 현상을 통해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맥수학활동을 통한 생각 넓히기
나채선 경산성암초교 교사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학이 대부분 계산 위주의 문제풀이로 아이들의 생활과는 떨어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학이 필요한 상황을 연출,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수업의 중점을 뒀다. 그는 네덜란드 프로이덴탈의 '문맥수학' 이론을 현실에 적용시켰다. 수학의 단편적인 기능과 내용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는 형태다.
나 교사는 또 '교실안 작은 수학 실험실'을 설치, 아이들이 조형물과 퍼즐 등 수학 교구를 직접 만들고 언제나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 수학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생활속에서 수학을 늘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줌으로써 학생들이 좀 더 논리적으로 추론해 내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체험 학습을 통한 수학적 힘 기르기
최주화 경주용황초교 교사 역시 실생활에 중심을 둔 수학 체험학습에 중점을 뒀다. 그는 "특히 '수학 문화재 프로젝트 학습'과 '생활 속에서 함께 즐기는 수학' 활동은 아동들의 수학적 힘을 기르는 데 유용했다"고 밝혔다. '수학 문화재 프로젝트 학습'은 문화재 속에서 수학을 찾아보는 프로젝트로 조상들의 수학적 사고를 이해할 뿐 아니라 수학이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학문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또 '생활 속에서 함께 즐기는 수학' 활동을 지속한 결과 학생들이 학급 일을 더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도 생겼다.
최 교사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결국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이해하고 재미있는 공부로 받아들이게 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포항달전초교 학생들이 역할극을 하면서 '친교적 표현'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