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전정신 하나로 '의료기기 산업 메카' 우뚝

복지의료기 산업 전망-〈하〉국내외 성공사례와 대구 육성방향

지역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복지의료기기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지역 내 움직임 등을 살펴본다. 독일 튀틀링겐시와 원주시는 모두 척박한 환경에서 일찍 복지의료기기 산업에 눈을 돌려 산·학·관의 협력을 토대로 꾸준히 추진,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로 지역의 복지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도움을 주는 한편 좋은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복지의료기산업 현황-튀틀링겐

독일 튀틀링겐(Tuttlingen)은 150여 년 전 지역 환경에 적합한 의료기기산업으로 전환, 대성공을 거둔 인구 2만7천 명의 독일의 대표적인 소도시다. 도시의 약점과 문제점을 정부, 지자체, 기업, 주변도시 등과 함께 극복, 의료기기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도시 이름이 상표화될 정도로 명성이 높은 튀틀링겐은 발달된 철도 물류운송체계와 조세 혜택, 부지 제공, 홍보, 마케팅 등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기업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기 업체 등 400여 개의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창업 중심의 지역 기업 육성으로 자연스레 연결돼 시너지 효과까지 거뒀다.

또 인근 도시들과 연계한 연구·개발 및 지원활동, 공동 연구 등을 통해 병원 및 대학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폴란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외국과의 OEM, ODM을 통해 값싼 제품과 경쟁하는 등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이식용 인공장기, 수술로봇, 세포공학 등 BT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면서 고립된 기술력을 극복할 수 있었다.

▧국내 복지의료기산업 현황-원주시

원주시는 지자체와 연세대 의공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면서 국내 최대 의료기기산업 도시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원주시의 경우 지난 1997년 테크노파크 사업을 유치하려다 실패, 이를 만회하기 위해 종합병원이나 관련 업체 하나 없는 거의 '맨땅'에서 자구적인 특화 모델을 구축, 창업 중심의 지역 의료기기 기업을 육성해왔다. 원주시는 보여주기 위한 사업을 배제하고 철저한 관·학 협력을 통해 지난 2004년부터 국내 선도기업을 입주시키는 데 성공했고 현재 지역 업체 66개 등 77개 업체를 유치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수도권 접근성이 용이하고 연세대 의공학과를 통해 양질의 연구인력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도 했다.

원주시는 지난 98년 원주의료기기창업보육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99년 의용계측 및 재활공학 연구센터 지정, 원주의료기기 산업기술단지 입주, 첨단의료기기기술혁신센터 지정, 2002년 의료공학교육센터 선정, 재택건강관리시스템연구센터 지정, 2003년 첨단의료기기 테크노타워 준공, (재)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 설립을 거쳐 지난해 첨단의료기기 벤처센터 착공해 올해 준공할 예정이다. 원주시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현재 전자의료기기분야 특성화 및 스타기업 육성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 복지의료기산업 육성 노력

대구전략산업기획단과 교수, 연구원, 업체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복지의료기기 포커스 그룹이 지난해 3월 결성돼 각종 연구 및 회의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우선 복지의료기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제대로 된 사업을 위해선 업체, 연구소, 병원, 지원기관 등이 의견을 내고 제안하면 이를 1차 검토 및 보완한 뒤 산학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에서 회의를 거쳐 정부 및 지자체 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중단 및 재보완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해야 개인 의견이 아닌 거버넌스 체제 속에서 충분한 시간과 역량을 통해 준비하고 결정,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포커스 그룹은 또 이러한 체계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대구 복지의료기 산업 육성사업'이 정부의 지역혁신산업기반구축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내년도 대구시 우선사업 채택에 힘쓰는 한편 산학연을 아우르는 '복지의료기산업화종합센터' 설립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육성 방향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고령화에 맞춰 웰빙 관련 복지의료기기산업의 발전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원천 및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1%에 머물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10년 내 3%로 끌어올릴 수 있는 의료기기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선 기업·연구소·대학 등이 함께 연구개발에 나서고 대학별 보육센터 등이 창업보육에 적극 지원하며 대학원 의공학과 및 테크노파크, 대경과기원 등이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또 테크노파크 등 지원기관이 마케팅을 지원하고 IT, BT, NT가 융합된 미래형 복지의료기 기술을 확보, 산업화해 지역산업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의 특화가능한 분야로는 현재로선 모바일 및 임베디드 기술융합 U-헬스 의료기, 재활기기 및 이식형 의료기, 지능형 메카트로닉스응용 의료기, 의료용 섬유·나노 소재 산업, BT·IT 융합 한방의료기기 등이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형 복지의료기기 핵심기술 개발 및 보급, 대학·연구소·지자체·산업체와 연계한 산학연관 공동연구사업 수행, 지역 산업체 요구기술 발굴 및 기술지원, 최신 복지의료기 기술 교육프로그램 운영, 연구전문인력양성, 복지의료기 벤처 창업 및 보육 지원, 국내외 마케팅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할 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수연 대구전략산업기획단 기획조정실장은 "지역의 미래산업인 복지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준비와 추진을 더이상 늦춰선 안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의료산업단지 벤치마킹을 통해 최적의 효율적인 지역 복지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OEM=A, B 두 회사가 계약을 맺고 A사가 B사에 자사의 상품 제조를 위탁, 그 제품을 A사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생산방식 또는 제품.

ODM=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에 상품 또는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방식.

사진: 전문가들로 구성된 복지의료기기 포커스 그룹이 지역 복지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 토론하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