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대구시장 선거에 일찌감치 불출마 뜻을 밝힌 조해녕 대구시장이 14일 '현장행정'을 표방하고 나섰다. 시민 생활안정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조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어,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 첫 행사로 조 시장은 16일 대구시 달서구 성서단지 내 희성전자를 찾아 간담회를 갖고,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뒤를 이어 이달 중에 초정밀 금형기술혁신센터(TIC), 달성2차산업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며 4월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연구실험실, 봉무지방산업단지 등 5곳을 찾을 계획이다. 여기에서 친기업 마인드 조성과 기업민원 SOS제 이행 실태를 조 시장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방침.
조 시장은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행정현장도 잇따라 찾을 예정이다. 다음 달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는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 배수펌프장 공사현장 및 상습 침수지구와 시민 안전테마파크 건립 후보지, 동구 도학동에 건립 중인 방짜유기박물관을 각각 방문한다. 4월에는 가창~청도 지방도 확장공사 현장과 위생매립장 확장 및 매립가스 개발 공사 현장, 대구의료원에 건립 중인 라파엘 웰빙센터 및 공립 치매요양원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현장을 찾아 추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조 시장이 임기 말년에 '현장행정'을 펴기로 한 데는 현행 선거법과 그의 마인드가 상호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선거 출마여부에 관계없이 단체장은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근무시간 중엔 참석할 수 없다는 현행 선거법에 묶여 올들어 조 시장은 '발이 묶인'상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행사가 빼곡하던 지난 해와 달리 요즘엔 1주일에 행사가 한 두 건꼴에 불과할 정도다. 괜한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 일부 행사에는 행정이나 정무부시장을 대신 참석시키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다 '현장행정'추진엔 조 시장의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했다. 조 시장은 얼마전 간부회의에서 "후임 시장에 짐이 되는 민원은 재임 중 적극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대구 발전에 도움이 될 현안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조 시장은 얼마전 범물~상인 4차 순환도로를 임기 중 착공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데 이어 국책사업인 자기부상열차를 대구에 유치하기 위해 다음 달 초 일본, 말레이시아 등을 직접 답사하기로 했다. 몇 년째 끌어왔던 중앙지하상가 및 시민 안전테마파크 건립 문제 등을 매듭지은 것도 같은 연장 선상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퇴임 후 일체의 공사(公私)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 조 시장은 퇴임 후 대구를 훌쩍 떠난 역대 시장들과 달리 대구에 계속 살 계획이다. 퇴임 후 앞산을 자주 찾기 위해 남구의 한 아파트를 얻으려 하고 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는 독특한 신념을 가진 조 시장. 퇴임을 앞두고 그가 기치로 내건 현장행정이 어떤 성과를 낼 지, 아니면 또 하나의 '구호행정'에 그칠 지 시민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최근 염색공단 내 한 업체를 방문, 관계자들과 제품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조해녕 대구시장. 조 시장은 임기 말년을 '현장행정'에 치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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