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돼지쓸개·물뱀이 '웅담''백사' 둔갑

중국산 가짜 정력제·향정약품 밀반입 유통 적발

중국산 불법의약품을 밀반입해 노점상을 통해 유통시킨 조선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4일 신경안정제와 가짜 정력강화제를 밀반입, 유통시킨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박모(49·여) 씨와 아들 최모(23)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판매책 김모(50·여) 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선족인 박씨 등은 2000년 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알프라졸람(신경안정제)과 가짜 비아그라·해구신·웅담 등 4.6t(156억 원상당)을 인천항을 통해 들여와 서울역과 명동, 청계천 일대 노점상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를 비롯한 보따리 장수 3명이 4, 5일에 한 번씩 중국에서 의약품·약재 3kg을 농산물 속에 숨겨 들여오면 국내 한 대학에 유학중인 최씨가 이를 택배로 조선족 노점 상인들에게 공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점상인들은 무좀약을 파는 것처럼 좌판을 벌인 뒤 암암리에 불법 의약품을 팔았고 경찰에 적발되면 중국에서 친척을 불러들여 같은 자리에서 계속 장사를 하도록 했다.

경찰은 박씨 등이 들여온 해구신은 사슴생식기, 웅담은 돼지쓸개, 백사는 물뱀과 같이 모두 가짜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알프라졸람과 비아그라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모(50) 씨는 이들 노점상에서 5년 동안 알프라졸람을 불면치료제인 줄 알고 사먹은 뒤 시력과 청력이 감퇴한 것은 물론 이가 빠지고 손이 떨린다며 부작용을 호소했다. 경찰은 박씨 등 3명의 집에서 알프라졸람과 비아그라 등 1t 분량(34억원 상당) 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의 장부에서 충남 금산 등 전국 수십여 곳의 한약방과 약재상 연락처가 발견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대량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유통경로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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