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교 신입생 부모' 되기

"공부보다 올바른 생활습관 심자"

초등학교 입학일(3월 2일)이 보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생전 처음 아이의 취학 통지서를 받아 든 부모들의 심정은 요즘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까' '공부는 뒤처지지 않을까' '친구는 잘 사귈까'. 학용품을 한 아름 사 줘도 마음 한 구석에는 걱정이 남는다. 입학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말하는 좋은 신입생 부모 되기를 들어본다.

◆ 이렇게 준비하세요

"쓰기나 읽기는 잘 하는데 연필잡기가 엉망이거나, 필순이 하나도 맞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나중에 고치기 정말 힘듭니다."대구시 수성구 시지 욱수초등학교 1학년 담임 이정순 교사는 지식이 아니라 올바른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 1학년 아이를 둔 부모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수업중에 '집에 언제 가요?' 라고 묻거나 불쑥 끼어드는 애들이 있어요. 단체생활에서는 때로 참아야 한다는 것,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준비물을 못 가져온 짝꿍에게 왜 내 크레파스를 나눠줘야 하는지를 이해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예절교육이 우선이라고 이 교사는 말했다.

선행학습도 가볍게 보기 힘들다. 요즘 1학년 신입생 10명 중 7, 8명은 한글을 익혀 온다는 것. 그러나 엄마와 하는 받아쓰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교사는 1학년 때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공부하는 재미를 알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주의력이 산만한 아이에게는 훈련이 필요하다. "10분, 20분 시간을 정해놓고 책 읽기 등 정해진 과제만 하도록 아이와 약속하는 것도 좋아요."

의사표현력도 길러주자. 학급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들 중 하나가 선생님에게서 칭찬받는 아이다. 발표를 잘 하는 아이가 그 대표. 학용품 경우 가방, 연필만 미리 준비하고 다른 학용품은 그때 그때 준비하는 편이 낫다.

입학할 학교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 미리 돌아보는 것이 좋다. 자기가 다니게 될 학교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 이렇게 하면 역효과 나요

△ 학교에 겁 먹게 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면 선생님에게 혼난다' '입학하면 큰일 났다'는 식으로 아이를 주눅들게 하면 좋지 않다. 학교는 즐거운 곳, 선생님은 친구라는 인상을 심어주자.

△ 등굣길 지도는 2주 정도만 하자. 부모가 아이와 함께 등교하면서 횡단보도 등 위험한 곳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반 등·하교가 계속되면 등·하굣길에 친구를 사귀기 힘들고 자립심을 갖기도 어렵다.

△ 지나친 공부스트레스는 금물. 1학년 2학기 때 두 번의 시험이 있는데 심지어 아이에게 총정리 문제집을 3, 4권씩 몇 번이고 풀게 하는 부모가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공부에 질려버리기 십상이다.

△ 수업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주되 과제물까지 세세하게 지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떨어지게 만든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다면 주변의 엄마들과 얘기하지 말고 담임 교사와 이야기하자.

◆ 1학년, 이렇게 배워요

1학년 때 배우는 교과과목은 국어, 수학,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우리들은 1학년, 특별활동, 재량활동 등이다. 3월 첫 달에는 '우리들은 1학년' 이라는 과목만 먼저 공부한다. 학교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일일 수업시간은 4시간. 40분 수업에 10분씩 쉰다. 올해부터 매월 둘째, 넷째주 토요일은 토요휴업일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사진 :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신입생들에 대한 가정에서의 생활지도가 요망된다. 대구의 한 대형 할인매장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와 엄마가 가방을 고르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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