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호메트 漫評' 항의시위…2명 사망

파키스탄서 외교단지·서양 상점 등 방화·약탈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 만평에 항의하는 아랍권 시위가 다시 과격 양상을 띠면서 시위 과정에서 2명이 사망하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던 파문이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이라크 바스라 인근 마이산 시(市)의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덴마크 정부가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사과할 때까지 바스라에 주둔 중인 덴마크군 530명의 철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동부도시 라호르에서는 14일 수천 명의 시위대가 지방의회 건물에 불을 지르고 창문을 부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홀리데이인 호텔과 피자헛, KFC, 맥도널드 등 서구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은행, 상점 등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에 맞선 은행 경비원들이 발사한 총에 맞아 2명이 숨졌으며, 수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라호르에서 차량 200여 대, 은행 2곳, 수십 개의 상점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를 파괴했으며, 노르웨이의 휴대전화 회사인 텔레노르 사무실에 난입,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전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4천여 명의 시위대가 서방국가에 항의하며 시가를 행진하는 도중 이중 1천여 명이 경찰의 경비망을 뚫고 외교단지에 진입했으며, 일부는 프랑스와 영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여 대사관 직원들의 출입이 일시 통제됐다. 상당수가 교복을 입은 이들 시위대는 "덴마크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인도 대사관과 영국 고등판무관실 건물을 향해 행진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시위가 소요사태로 번지자 경찰은 공포탄과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으며, 이슬라마바드 외교단지 인근에서는 시위대 50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간 비교적 온건한 양상을 보였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날 20여 명의 학생이 현수막을 내걸고 "알라신은 위대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호세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처음 게재한 덴마크 신문 율란츠 포스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덴마크에 대한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발언의 자유는 타협할 수 없는 유럽의 근본적인 가치라고 주장하고 너무 많이 발언하는 것이 발언의 자유를 갖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이슬라마바드·라호르AFPAP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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