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을 되찾는 수단으로 무력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치세력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전방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4일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정 △무력투쟁 포기 △기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정 준수를 약속하도록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모파즈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요구조건을 하마스가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협상을 중재해 온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하마스 지도부에 적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파즈 장관은 또,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이들 3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하마스와의 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의회와 자치정부를 붕괴시켜 조기총선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강력반발했다.
하마스의 무시르 알 마스리 대변인은 이날 "민주주의의 어머니를 자처하는 미국은 팔레스타인 민의가 반영된 총선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뜻을 저버리려 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성토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하마스가 기존의 강경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에 대비해 자치지역 봉쇄와 원조금 중단 등의 방법을 동원해 하마스 정부를 무너뜨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이 더욱 노골화된 가운데 지난달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패배한 파타당도 하마스에 일격을 가했다. 파타당 주도의 자치의회는 13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에게 재판관 9명으로 이뤄진 헌법재판소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알 자지라방송이 14일 보도했다.
헌법재판소는 자치정부를 대표하는 수반과 내각을 관리하는 총리 및 의회 사이의 권한 쟁의사항을 다루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하마스 주도의 새 자치의회와 내각이 수반과 권한다툼을 벌일 경우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현 자치정부는 하마스 내각의 출범을 앞두고 라디오와 TV 방송 관할 업무를 수반이 직접 맡도록 변경하는 행정명령을 공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총선에서 패배한 파타당이 '무혈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이들 조치를 비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새 의회 개원 후 본격화될 하마스와 파타당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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