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경제권 형성을 위한 대구경북 발전구상 토론회가 14일 오후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등 영남권 5개 지역 토론자들은 세계적인 추세인 광역경제권 형성 필요성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으나 지역별 기능 분산 문제, 신공항 입지 등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에 대해선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였고, 이날 참석기로 했던 부산시 등 지자체 공무원들이 불참,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에 나선 금성근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세계적으로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어 대도시권 네트워크 체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고 광역경제권 형성은 선택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권 문제"라며 "영남경제권 형성의 추진 전략으로 우선 대구·경북의 단일 경제권 모델을 먼저 시도, 전국적 모델로 만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 연구위원은 "지역별 기능 분담 문제에 대한 합의가 가장 큰 문제인데 광역경제권 형성 논의에 있어 기능 배치 문제를 먼저 앞세워 인위적으로 나눈다면 더 이상의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며 "또 국제공항은 24시간 운영 체제가 전제돼야 하고 인천, 일본 간사이(關西), 나고야 등 해상공항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지역 기능 분담 및 신공항 입지 문제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이대창 울산지역혁신협의회 사무국장도 "R&D 기능을 한 곳(대구·경북)으로 모은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수도권 중심의 기능 배치 체제와 다를 바 없는 등 또 다른 하나의 불균형"이라며 "영남권 광역시·도들이 공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공동의 협력 방안을 찾는 등 서로 간의 보완 관계를 좀더 분석,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우배 인제대 교수는 "영남권 신공항의 입지는 대구-부산고속도로와 울산-함양고속도로 교차지점인 경남 밀양 지역이 적합할 것 같다"며 "영남경제권 형성도 갑작스런 것보다 지자체 연구소나 지역대학 단위 중심의 소규모 연구회 모임부터 만들어 준비한 뒤 2단계로 초광역 모임으로 발전시키는 등 단계적으로 공동 모임을 만들어 나가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경순 포항공대 교수는 "행정구역상 구분이 가져오는 문제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문어발식으로 경제 구조를 짜맞추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업 협력구조의 경우 포항·울산·경주 등 삼각 형태가 최상인 만큼 이러한 구조들을 자연스럽게 연계, 중복시켜 광역경제권을 형성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발제자인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이번 발전구상안은 말 그대로 구상인 만큼 이대로 추진하자는 게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각 지역 구성원들이 연구하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모임, 기구를 만들어 공론화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북 북부지역 등 소외받기 쉬운 중소도시와의 연계 발전 구상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황한식 부산대 교수는 "오늘 발표된 영남경제권 형성 구상안은 부산, 대구 등 너무 대도시 중심으로 구상돼 있어 중소도시와의 연계 발전 구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토론회를 참관한 안동시 한 공무원도 "지금까지 대구·경북 경제통합이나 공동 발전 얘기가 나올 때면 결국 '대구 잘 살자'는 얘기로 귀결될 뿐 경북 북부지역은 항상 제외돼 이런 논의가 거론될 때마다 기대되는 게 아니라 긴장된다"며 "경북 북부는 항상 청정자원을 바탕으로 생태문화관광이나 CT산업 등을 발전시키면 된다고 거론하는데 이는 '그냥 두면 된다'거나 '약초나 캐 먹고 살아라'는 말과 다름없는 만큼 함께 잘 살 수 있는 대구·경북, 영남경제권 형성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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