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 시평-개청 10주년, 중기청에 바란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대기업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고, 중소기업이 국가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원동력으로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증대되었다. 중소기업의 발전은 중산층을 두텁게 하며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지역간 균형적인 경제발전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없는 경제는 뿌리가 약한 나무와 같으며, 중소기업이 취약한 경제는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실업자를 줄이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경제의 밑바탕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도 중소기업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96년 중소기업청이 개청된 이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중소기업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중소기업지원 사업을 통해 우리 경제의 뿌리가 되는 중소기업을 든든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10주년을 맞이하는 중소기업청의 개청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중소기업이 기술혁신과 유연성에 탁월하여 우리나라 경제의 안정 성장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구성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 간의 협력체체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 대학과 기업 사이에 긴밀한 산학협력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만 기술혁신을 통한 지역발전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청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산학연공동기술개발컨소시엄사업'은 지식기반경제하에서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한 지역혁신체제 구축과 지역균형발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1993년에 시작돼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이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개발 자원을 활용, 생산현장의 애로기술을 해소하고 신제품'신기술 개발을 위한 자율적인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를 출연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큰 특징으로는 철저히 지역중심적인 산학연 공동사업이라는 점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지난 1993년 중소기업청, 대구시'경북도가 지역 3개 대학과 68개 업체의 총 62개 기술개발과제 추진에 6억5천만 원을 지원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이 사업에 대한 중소기업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더욱 확대돼 지난해에는 지원금이 45억 원 규모로 크게 증가했다. 참여대학과 기업도 20개 대학, 284개 업체(282개 과제)로 늘어났다. 지난 93년 이후 지난해까지의 사업실적으로는 총 2천100여 명의 교수와 2천125개의 지역중소기업이 공동으로 2천91건의 기술개발을 추진, 729건의 지적재산권 획득, 1천194건의 시제품 및 신제품 개발, 1천209건의 공정개선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중요한 효과는 어떠한 중소기업 지원정책보다도 컨소시엄사업을 통해 기술개발능력이 매우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대학 또는 연구기관의 기술개발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이 사업은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어 왔지만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요자중심의 과제수행, 목표의 명확성, 객관적 평가체제 및 사후관리 등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혁신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산학연공동기술개발컨소시엄사업이 기술개발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영세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대학에 쉽게 접근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현장애로기술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을 신경제의 주체로 삼는 새로운 시각을 정립하고, 지원 시스템을 혁신해 내실화함으로써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불황 극복과 일자리 창출, 경제회생을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유지형 산학연 경북지역협의회장'경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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