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장비와 도청 감지장비의 차이는 백짓장 하나 정도입니다. 같은 장비로 양지에서 일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고, 음지에서 일하면 나쁜 일이 되는 것이죠."
정보통신부에 등록된 대구'경북 유일의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인 (주)셉코의 김정국(38'사진) 대표는 "도청을 막는 것이 일인데 어떤 사람들은 도청을 부탁하는 황당한 일들이 자주 생긴다"라며 "아직도 불법감청 탐지업체를 남편과 아내의 외도나 남의 뒷조사를 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불법감청설비탐지업이 제도화된 것은 2004년 말. 불법 도청과 도촬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현재 등록업체는 15개. 이들 업체의 매출은 연간 200여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업체의 고객들은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노동조합, 고급음식점, 모텔 등이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의 의뢰가 쏟아진다고 한다. 물론 불륜을 의심받고 있는 남편과 아내들의 주문도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고객들은 대부분 신분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전화 상담하는 것 조차도 조심스럽다"라며 "일부 의뢰인들은 도청 문제에 대한 상담을 할 때도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들은 공공의 기능도 한다.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도청설비를 탐지하거나 기술적인 자문도 해주고 있다는 것.
15년째 전파와 도청 감지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도청기와 몰카의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도청감지를 하려면 이 보다 한발 앞서가야 한다"라며 "이 분야에선 최고가 아니면 설 땅이 없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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