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몰카·도청 안전지대는 없다…주변 잘 살펴야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당신은 지금 거울 속에 있는 몰카와 탁상시계 속에 갖춰진 도청장치의 표적이 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도청과 몰카는 정치인, 기업가 등의 특정 계층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의 채권 및 채무관계, 이권문제, 산업 스파이에 의한 기술정보 유출, 스토킹, 사생활 뒷조사 등 도청과 도촬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몰카 장비만 해도 30만여개에 이른다고 하니,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도청과 도촬에는 여러 징후가 있다고 한다. 지금 당신의 주변을 둘러보자.

# 도청의 이상 징후

△최근 들어 전화사용료가 많이 나온다. △전화 통화 중에 이상한 잡음이 들인다. △무선전화를 자주 사용한다. △전화를 자주 사용하고 있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통화 중'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스토커가 항상 따라 다니고 있다. △누군가 미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 내 방을 엿보고 있는 것 같다. △집이나 사무실 근처에 승용차, 승합차, 오토바이 등이 장기간 주차하고 있다. △도둑이 침입한 적이 있다. △집이나 사무실 주위에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서성거린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던 물건들의 위치가 바뀌었다. △가전제품, 사무용 기기에 긁힌 자국이 있다 등이다.

# 도청기를 설치하기 쉬운 장소

우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부터 살펴보자. 책상 주위나 서랍 안과 오디오, 비디오 기기의 뒤편을 점검한다. 꽃병의 안쪽, 실내등의 위쪽, 현관에 있는 우편함, 에어컨 위쪽과 배관용 벽 구멍을 살펴본다. 또 침대 주위나 탁상시계, 벽시계 등도 꼼꼼히 관찰하자.

그렇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전기 및 전자 기기로 위장한 도청기들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도청장치들은 계산기, 멀티콘센트, 전화선 연장코드, 인터넷 모뎀, 소형녹음기, 휴대폰 충전기, 컴퓨터용 증폭 스피커, 천장의 화재감지기 등으로 위장돼 있다. 이런 장비들은 전문가의 도움이 없으면 도청장치를 찾기 어렵다.

# 화장실과 모텔서 몰카를 피하는 방법

◇화장실에서

△화장실 휴지통을 살펴라. 휴지통에 구겨넣은 신문지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초소형 무선카메라 렌즈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 △화장실 옆 칸 바닥에 있는 가방을 차단하라. 바닥에서 위쪽으로 10cm 안팎으로 터져 서로 뚫려 있는 화장실의 경우 옆 칸의 가방을 조심해야 한다. 이 가방에 작은 구멍이 나 있으며, 이 구멍을 통해 소형렌즈가 달린 몰카가 작동하고 있을지 모른다. △화장실 벽에 있는 구멍이나 빈틈을 막아라. 이런 곳들은 몰카 설치에 최적의 장소이다. 화장지나 신문지 등으로 틀어막는다.

◇모텔에서

△모텔 종업원이 권하는 방을 피해, 다른 방을 달라고 하라. 종업원이 당신을 위 아래로 훑어보고 어느 방을 줄까 고민하는 인상을 준다면 의심해야 한다. △화장대와 액자를 의심하라. 화장대 뒤쪽 얇은 합판을 뚫어서 몰카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액자에 구멍을 내 설치하기도 한다. 최근엔 커튼을 단 유리창쪽 새시에도 커튼 사이로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욕실의 천장을 유심히 살펴라. 플라스틱 타일로 돼 있는 천장에 뜯어진 자국이 보이면 몰카가 숨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불필요한 플러그를 뽑아라. 실내에 TV와 오디오 등 필수적인 플러그 외에 정체불명의 플러그는 몰카의 전원일 가능성이 있다. △불을 꺼라. 가장 간단하면서 확실한 방법이다. 대부분 몰카는 최소 1온스(촛불 하나의 밝기) 이상은 돼야 사람 형체를 포착할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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