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으로 피부와 점막에 수포가 발생하는 수포성 질환은 크게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자가면역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된다. 자가면역에 의한 후천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의 경우 외상 부위에 물집이 잘 생기는 증상은 유전성 수포성 표피박리증과 비슷하지만 유전되지 않고 어른에게서 주로 발병한다는 점은 다르다. 한국에서의 발병률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서양보다 높아서 천포창 및 수포성 유천포창과 함께 3대 자가면역 수포성 질환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주로 30세 이후 많이 발병하지만 소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원인 및 증상
면역체계에 이상이 발생, 피부의 구성 성분 중 진피와 표피를 연결하는 특정 성분(제7형 교원질로 이뤄진 고정원 섬유)에 대한 자가항체가 형성돼 진피와 표피가 분리됨에 따라 수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가 쉽게 상처를 입는 피부 취약성과 흔적을 남기며 치유되는 등의 특징이 대부분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당뇨병,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염증성 수포성 병형, 외상 유도성 수포성 병형, 이 두 종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점막 궤양이 심하게 발생되는 점막 병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염증성 수포성 병형의 경우 자연적으로 피부에 염증성 수포들이 발생하는데 보통 홍반 위에 팽팽한 수포가 나타난다. 각각의 수포들은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려움증의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외상 유도성 수포성 병형은 물리적 자극을 받은 부위에 수포가 발생한다. 외상을 받기 쉬운 손발 또는 사지의 관절부에 수포가 잘 발생하며 치유된 후에 흉터를 남기는 경우가 많고 손발톱 변형이나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점막 병형에서는 구강점막의 상처나 궤양성 변화가 가장 흔히 나타나고 식도, 인두, 후두, 눈, 요도, 질, 항문 등의 점막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현될 수 있으며 식도협착이나 실명 등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진단 및 치료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수포성 유천포창, 점막 유천포창, 유전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등 다른 수포성 질환과의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확진을 위해서는 피부 병리조직 검사, 직접 및 간접 면역형광 검사, 전자현미경 검사 등이 필요하다.
완치가 쉽지 않으며 보통 장기적으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고 피부와 점막에 다양한 흔적이 남는다. 병세가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 약제의 장기적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합병증 또는 동반 가능한 다른 전신적 질환의 증상 발현 여부에 관심을 가지면서 장기적인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면역 억제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온몸에 염증성 수포가 발생하는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통해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효과는 일정치 않다. 그외 댑손, 콜치신 등의 항염증제, 아자치오프린,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마이코페놀레이트, 메소트렉세이트 등의 면역 억제제가 사용될 수 있으며 면역글로불린, 혈장 반출요법, 혈액성분의 체외 광화학요법 등을 병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피부 취약성과 외상 유도성 수포가 주증상인 경우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외상이나 자외선을 포함한 물리적 자극을 피하고 손발, 기타 노출 부위를 보호하는 복장을 착용하는 등 예방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약제로는 강한 외용 스테로이드제, 각종 신소재 드레싱제 등이 사용된다. 치료 약제 선택과 사용량은 환자의 건강상태와 각종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 결정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 김도원 경북의대 피부과 교수
사진:만성적으로 피부와 점막에 수포가 발생하는 수포성 질환은 크게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자가면역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자가면역에 의한 후천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유전되지 않고 어른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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