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수록 약되는 한방상식-(15)냉·대하증/대변

◆냉·대하증

냉증은 신체 아랫부분이 차가워지면서 자궁이나 질 부위 저항력이 떨어져 균이 번식함에 따라 질염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대하(帶下)증은 골반을 둘러싸고 있는 기운의 띠인 대맥(帶脈)이 허약해져서 생리적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현상을 지칭한다. 대하증 발병 원인은 유산, 지나친 성생활 등으로 골반 내 장기가 약해지든지 비위생적 생활로 감염되어 냉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소화력이 떨어져도 연쇄적으로 대맥이 허해져 냉증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도 냉에 걸리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은 외음부나 질 내부가 어른처럼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다. 그러면 왜 냉에 걸릴까. 단것, 찬것을 즐겨 먹고 간식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바람에 위장이 약해져 습기가 차고 대맥이 허해졌기 때문이다.

균을 퇴치해도 신체 저항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냉증은 재발하기 쉽다. 한방에서는 아래로 처진 기운을 북돋워 주는 것을 치료의 제일 목표로 삼고 있다. 동시에 신체 아랫부분을 따뜻하게 데워 주어 습기를 다스리는 치료를 겸한다. 따뜻한 음식을 먹고 배를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땀이 날 정도로 겨울철 방의 온도를 높이거나 옷을 껴입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몸에 꼭 끼는 옷 등은 몸에 해롭다.

◆대변

'방귀를 끼면 소화가 잘 된다'는 말이 있다. 냄새에 따라 생리현상인 방귀의 의미도 다르게 해석된다. 냄새 나는 방귀를 자주 끼는 것은 소화불량을 의미한다. 무엇이든지 잘 삭으면 악취가 나지 않는다. 냄새 없는 방귀는 소화 기능에 이상이 없음을 의미하므로 괜찮다. 위와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을 치료하다 보면 방귀를 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내장이 움직이는, 좋아지는 징조이다. 치료를 계속하면 점차 방귀도 끼지 않게 되고 방귀 냄새도 없어진다.

대변 냄새도 이와 비슷하다. 소화가 잘 되었을 때 대변 냄새는 별로 나지 않는다. 보통 젖만 먹는 아이보다 이것 저것 먹는 어른의 대변 냄새가 좀 더 고약하다. 하지만 소화가 덜 되면 젖먹이 대변에서도 시큼한 냄새가 나고 어른이라도 소화가 잘 되면 대변 냄새가 그리 없다.

대변의 색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참고 자료가 된다. 어린이가 쑥색 대변을 보면 무조건 소화불량이라 보면 된다. 아기들은 감기 기운이 있거나 체하고 놀라서 소화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흔히 쑥색 대변을 본다. 음식물이 충분히 소화 흡수가 되면 대변은 황금색을 띄게 된다.

쑥색 대변이 드문 어른의 경우 대변 색깔이 황금색이 아니라 검든지, 알록달록하면 소화불량으로 볼 수 있다. 대변이 물에 뜨는지도 살펴 보아야 한다. 대변은 가라 앉는 게 보통이지만 지방질 소화가 덜 되었을 때는 뜨게 된다. 기름이 물에 뜨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무르면 설사, 너무 굳으면 변비에 가깝다. 설사도 아니면서 하루 두세 번 변을 보든지 변비도 아니면서 며칠 있어야 대변을 볼 때는 비록 대변의 굳기는 정상이라 하더라도 장의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님을 의미한다. 매일 변을 보면서도 시간이 많이 걸리든지 힘이 드는 것은 습관이 나쁘거나 장이 약하다는 증거다. 휴지가 많이 필요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장이 좋은 사람은 똑 떨어지는 변을 보기 때문에 빨리 용변을 마칠 뿐 아니라 휴지로 닦아도 거의 묻어나지 않는다. 소화 작용에는 오장육부가 모두 관여한다. 그러므로 대변을 정상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장뿐 아니라 다른 장기의 활동도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경달기자 도움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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