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주택 '귀하신 몸'

대구의 단독주택 가격이 수성구 지역을 중심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재개발 붐과 함께 헐리는 단독 주택이 급격하게 늘어 품귀 현상이 빚어진 데다 재개발 기대감으로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수성구 범어동과 수성동, 시지 지역 등의 3종 주거지역이나 지하철 역세권 인근 단독주택의 경우 평당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600만~700만 원, 2종 주거지역도 500만 원 이상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매물 자체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

이는 지난해 수성구 지역에서만 952채의 단독 주택이 재개발을 위해 철거된 데다 올 상반기에도 철거 대상 주택 수가 1천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공급량 자체가 줄었고 재개발에 들어갈 경우 1억~2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탓이다.

대구경북부동산학회 권오인 이사는 "재개발로 수억 원의 보상을 받은 단독 주택 이주민들이 또다시 단독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라도 언젠가는 개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겹치면서 단독 주택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이어져 주택 낙찰가율이 2003년 감정가의 77%에서 2004년 99%로 오른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평균 130%를 넘어서고 있다. 리빙 경매의 하갑용 대표는 "지난 14일 진행된 파동 단독주택의 경우 7층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2종 주거지역이지만 평당 400만 원에 낙찰이 됐으며 경쟁률도 무려 35대 1을 기록했다"며 "수성구 일대 단독주택은 경매 시장에 잘 나오지도 않고 한 번씩 경매가 진행되면 묻지마식 경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근거 없는 재개발설을 퍼뜨려 집값을 올린 뒤 이익을 챙겨 사라지는 기획부동산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 사례도 속출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업소들은 "현행법으로는 재개발이 불가능한 만촌동이나 황금동 등의 1종 주거지역에 모 건설업체가 재개발을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띄운 뒤 미리 매입한 주택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고가에 판 뒤 사라지는 사례가 지난해 이후 부쩍 늘고 있다"며 "이미 가격도 너무 올라 있어 구입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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