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소규모 고교도 '폐교 도미노'

학생부족으로 농촌지역 초·중·고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학교들의 통·폐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졸업식을 끝으로 3월 1일자로 폐교되는 경북도 내 학교는 상주 은척상고와 예천 용궁상고 등 2개 고교와 경주 천북초교 북군분교, 안동 풍산초교 안양분교, 상주 상산초교 북부분교, 의성 금성초교 도경분교, 의성 속암초교 위중분교 등 초교 5개 분교이다. 또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도 의성 비안고를 비롯, 24개교에 이르고 있으며 5명 미만의 학교는 37개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이농과 고령화 등에 따른 급격한 인구감소에 따른 것이지만 특히 고등학교의 폐교는 농촌사회의 몰락을 가속화시키고 농촌지역 공교육 붕괴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심각하다.

고교의 경우 지난해 문경 산북정보고가 신입생을 확보하지 못해 폐교된 데 이어 올해는 예천 용궁상고, 상주 은척상고가 각각 16일 15명과 17일 10명의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또 상주 사벌고는 내년 폐교가 확정됐으며 영주 부석고도 2008년이면 문을 닫게 될 처지다.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 의성 비안고도 현재 1학년 10명, 2학년 14명 등 전교생이 24명인 초미니학교가 됐으며 내년에도 신입생이 없을 경우 폐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주환 예천 용궁상고 교감은 "농촌지역 인구 고령화와 이농, 실업계고 기피현상이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마다 학교 살리기 운동을 벌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같이 폐교사태가 속출하자 교육계 일부에서는 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정책을 빨리 수립해 학교운영의 효율성과 학업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기호 상주 사벌고 교감은 "학교가 소규모로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오히려 폐교를 원하고 있다"며 "고교 폐교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 강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초등교 폐교와는 달리 농촌사회 붕괴의 한 단면을 담고 있어 소규모 고교들의 통폐합 운영도 시급하다"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사진: 16일 오전 마지막 졸업생 15명을 배출하는 경북 예천 용궁상고 졸업식장에서 한 졸업생이 지난 3년간 손때 묻은 책상을 만지며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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