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인정보 盜用…盜聽과 같은 시한폭탄

인터넷 온라인 게임 '리니지' 명의 도용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신고 건수가 사흘 만에 1만5천여 건에 육박했다. 시간이 갈수록 모르고 있던 사람들의 확인과 피해 신고가 늘어나고 있어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도용되는 사례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사이버 공간 어느 구석에서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리니지'사건에서 보듯이 게임 아이템이 천문학적 규모의 사이버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정보는 돈으로 직결된다. 중국에 '아이템 공장'이라는 불법 파생 산업까지 생겼을 정도이니 범죄에 악용하면 그 규모가 엄청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먼저, 현재 추진 중인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새로운 본인 인증 방안을 조속히 적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이용 등에 굳이 불필요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비단 온라인뿐 아니다. 남의 개인정보를 도용, 휴대전화를 매입해서 팔아넘기거나 금융 기관에 대출을 받아내는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주민등록번호나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이를 공유하는 관행을 바꿔 나가도록 관련 기관과 업체가 공동으로 노력하기 바란다.

이번 사건처럼 개인정보 도용은 본인이 모르는 사이 대규모로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도청과 같은 시한폭탄이 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함께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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