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가 어이없는 실수로 팀 패배의 빌미가 된 반면 한국 수문장 이운재(33.수원)는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A매치 100회 출장의 금자탑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고 있는 백전노장 이운재의 플레이는 경기 초반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한국 수비수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전반 10분까지 한국 수비수들이 백패스를 하다 볼을 뺏기는 상황이 간간이 연출되면서 이운재는 멕시코 공격수들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위기가 있었지만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가 이어지자 이운재는 볼을 잡을 때마다 확실하게 포구 동작을 취하면서 사소한 실수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캄포스의 후계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산체스는 이천수(울산)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날린 프리킥을 막아낸 뒤 킥을 하려고 무심코 공을 앞에 던져놓았다가 달려든 이동국(포항)에게 어이없게 골을 헌납했다.
반면 이운재는 전반 29분 골문 앞까지 쇄도해 들어온 멕시코 수비수 카를로스 살시도와 부딪힐 뻔한 상황에서도 골을 놓치지 않고 살시도를 따돌려 골키퍼에게 왜 경험이 중요한 지를 한눈에 입증했다.
실수를 만회하려는 멕시코의 공격은 후반 인저리타임이 끝나기 전까지 쉴 새없이 계속됐지만 이운재는 여유를 부리기까지 했다.
후반 40분께 골라인을 벗어난 공을 잡는 과정에서 시간을 끌다가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다음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평가전 카드 수집 쯤 감수하겠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후반 인저리타임 멕시코의 헤딩슛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운재는 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장모상으로 자리를 비워 젊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수비진에게 끊임없이 주문을 하며 주장으로서 역할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운재는 이날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91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면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에 9경기만을 남겨놓았다.
남은 평가전에 모두 나설 경우 독일월드컵 도중 국내 골키퍼로는 첫 영예를 안게 될 전망이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