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의 모든 가로수가 가을이면 낙엽을 떨어뜨리는 활엽수로 교체된다. 포항시는 17일 '낭만이 깃든,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현재 심어져 있는 히말라야시더를 은행나무·느티나무 등 활엽수로 교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잠사거리∼남부고가교, 한전∼종합터미널∼5호 광장, 쌍용사거리∼상대사거리∼상대삼거리 등 총 8㎞ 구간은 올 상반기 우선 교체대상으로 지정됐다.
히말라야시더는 국내 많은 도시에서 가로수로 심고 있으나 포항에서는 다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업의 이미지에 역동성을 더해 주기 위해 나무와 잎이 곧게 뻗어있는 이 나무를 정부차원에서 가로수로 권장했던 것.
하지만 '깊은' 뜻과 달리 히말라야시더는 뿌리가 얕게 박히는 단점으로 사철 바람이 많은 포항에서는 툭하면 쓰러져 시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혀 오는 등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포항시는 꽃과 낙엽이 어우러진 거리 조성을 위해 북부해수욕장과 죽도시장으로 통하는 동빈로 및 대해간선도로에는 이미 왕벚나무와 은행나무를 심었다. 문예회관으로 가는 상대간선도로에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운 산딸나무를 심었다. 대로와 맞물려 있는 관공서는 담장을 헐고 나무를 심기로 했으며 주요 교차로 주변 교통섬도 오밀조밀하게 꾸며 '쇳내 나는 도시'의 이미지를 털어내기로 했다.
포항시 도로녹지과 이경식 담당은 "가로수 교체는 큰 돈 들이지 않고 미관개선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연차사업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뽑아낸 히말라야시더는 오지주민들에게 땔감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사진: 포항 가로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히말라야시더. 시는 이 나무를 모두 뽑아내고 꽃 피고 단풍 드는 활엽수를 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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