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월포해수욕장의 딸 부잣집

정월 대보름 둥그렇게 떠오른 달을 보다 멀리계신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옛 사진첩을 꺼내 보았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고 어색하지만 입가에 옅게 도는 웃음에는 잊혀지지 않는 아련한 추억이 있습니다.

아들을 놓으려고 줄줄이 딸만 넷 낳으신 엄마는 뭐가 부족하다고 여름휴가 때면 사촌언니까지 데리고 다니셨는지 우리 가족사진 속엔 항상 딸이 다섯이었습니다.

지금은 중국 심천에서 큰 언니가족이랑 생활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또 아들 형제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엄마랑 마음이 잘 통했던 둘째 딸인 저는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해 가슴 한 구석이 늘 허전합니다.

아버지의 칠순인 내년 여름에는 한국에 나오셔서 14년 전 그 바닷가에서 딸 넷이랑 사위, 손자, 손녀까지 그때 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중국에도 둥그런 대 보름달이 떠올랐겠지요.

아버지! 어머니!

둘째 딸이 보고 싶은 마음을 달빛에 띄워 보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1982년 월포 바닷가에서 꽃 수술 빨간 수모를 쓴 둘째 딸이….

김미란(대구시 수성구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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