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미생활·문화강좌…"우린 동네서 끝낸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찾아오는 여유시간.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기웃거려 보지만 거리가 멀고 수강료도 만만찮아 번번히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굳이 멀리 가지 않고도 다양한 문화.취미 강좌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료로 취미를 즐기거나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곳곳에 있다. 무료로 동네에서 즐기는 실속 취미.문화 생활을 알아본다.

주부 이영조(40·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지난달 초 요즘 열풍이 불고 있는 요가를 배우고 싶어 달서구청을 찾았다. 각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각종 무료 강좌를 개설해 운영한다는 전단을 아파트 게시판에서 본 이후였다.

구청 주민자치팀에서 요가 프로그램이 개설된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연락처와 함께 무료강좌 관련 자료를 건네 받은 이씨는 깜짝 놀랐다. 관심이 있던 요가, 챠밍댄스, 스포츠댄스 외에도 한문교실, 서예, 탁구, 종이공예, 동화구연 등 동별로 100여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주민자치센터에선 가요교실, 스포츠 댄스 등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강좌 외에도 풍물교실, 종이공예 등 이색적인 특화 프로그램을 두루 갖춰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몇몇 특색있는 강좌를 살펴보면 △성당1동(탁구교실, 풍물교실) △성당2동(단전호흡, 인터넷방) △두류2동(자율문고, 동화구연) △장기동(수지침, 생활과학교실) △용산1동(종이공예, 중국어회화, 요가교실) △이곡1동(일본어교실, 서예) △도원동(챠밍댄스, 어린이놀이방) △송현1동(고전무용) 등이 있다.

그 외 동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거의 비슷하다. 인터넷방과 헬스장, 탁구장 등은 거의 모든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달서구의 경우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별로 3~12종의 다양한 취미.운동.교양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우흥환(46) 대구시 달서구 주민자치팀장은 "1월 기준으로 달서구내 주민자치센터에 114개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며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인데다 한 명이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신청해도 되고 꼭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가 아니더라도 수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강사진의 수준도 높다. 6개월간 중국어학원을 다녔던 이기숙(대구시 달서구 장기1동)씨는 "당시 학원에서 가르키던 강사가 주민자치센터 중국어회화 강사로 들어와 깜짝 놀랐다"며 "대부분의 강사가 전문 자격증을 가졌거나 개인학원을 운영하면서 자원봉사 차원에서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강의내용도 학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 : 대구시 달서구 장기1동 주민자치센터 서예교실 수강생들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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