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2일 아드보카트호가 상암에서 '난적' 이란과 데뷔전을 치를 때는 최진철(전북), 김진규(이와타), 김영철(성남)이 스리백(3-back)으로 나섰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축구대표팀이 그전까지 '입어왔던 옷' 스리백을 바로 벗어 버렸을 경우 팀의 전반적인 조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히딩크호부터 기본 포메이션으로 써 온 3-4-3을 고수했다.
이 포메이션은 이번 해외전훈 첫 평가전인 지난달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까지 이어졌다. 실점은 네 경기에서 3골.
'연착륙'에 성공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과감하게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첫 변화가 지난달 21일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가진 그리스와 평가전이다.
김동진(FC서울), 최진철, 김진규, 조원희(수원)가 왼쪽부터 일자로 늘어서는 포백(4-back) 라인이 처음 가동된 것이다.
4-3-3 포메이션을 쓰면서 미드필더진은 역(逆) 트라이앵글 형태를 이뤘다.
백지훈(FC서울)과 김두현(수원)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하고 이호(울산)가 싱글 수비형으로 뒤를 받쳤다.
다시 한번 큰 변화가 일어난 건 미국에 도착한 뒤다.
지난 5일 미국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이른바 '더블 볼란테(volante)'로 불리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처음 포진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김남일(수원)과 이호가 그 역할을 맡았다.
따라서 미드필더진의 형태도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바뀌었다. 이 포석에 따른 4-3-3 포메이션은 16일 멕시코전까지 네 경기 연속 가동됐다.
현재로서는 아드보카트호의 3선 포진 전술에서 잠정 결론은 스리톱(3-top), 정삼각형 미드필더진, 포백 라인으로 모아져 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핀란드전 후반 38분 이후와 지난 11일 코스타리카전 후반 18분 이후에는 경기 중 부분적으로 포메이션이 바뀌었다.
전자는 김남일 자리에 최진철이 들어가면서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를 줬고 후자는 김남일 대신 박주영이 투입되면서 4-3-3에서 4-4-2를 만들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 팀은 이제 4-3-3과 3-4-3을 둘 다 쓸 수 있는 전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술의 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끝까지 한 두 자리에서 경쟁을 펼쳐야 하고 최대 변수인 해외파가 합류한다면 새로운 포메이션이 가동될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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