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카라이(매워), 한국 김치는 일본 김치보다 맵고 강해서 여운이 더 남네요."
지난 16일 오전 10시 영남이공대 조리실습장. 일본 나가사키시 큐슈조리사전문학교 학생 37명이 비빔밥과 김치담그기를 배우고 있었다. 이경수 영남이공대 식음료조리계열 교수의 지도에 따라 먼저 도라지, 고사리, 호박 , 다시마 등 밑반찬을 볶았다. 이어 데친 콩나물을 준비하고 계란도 부쳤다. 밥짓기까지 끝내자 학생들은 다소 들뜨기 시작했다. 이 교수의 지도가 끝나기도 전에 나물과 밥을 얹고 비비기 시작했다. 매운 맛에 익숙지 못한 일본 학생들을 고려, 이 교수는 간장소스를 준비했지만 학생들은 고추장에 손이 더 많이 갔다. 5분여에 걸쳐 비비기를 한 학생들은 숟가락을 들었다. 자신이 만든 '한국식 비빔밥'이 뿌듯한 듯 다른 학생들에게 권하며 금방 밥그릇을 비웠다. 추가로 8공기를 더 비웠다.
큐슈조리사전문학교는 일본 문부성이 인정하는 조리사 전문양성학교로 졸업과 동시에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들은 졸업여행을 대신, 가장 배우고 싶은 나라의 요리를 배우는 학교 전통에 따라 이번에는 한국의 김치와 비빔밥을 선택했다.
가네코(20) 씨는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비빔밥과 김치 등 한국 고유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학생 대다수의 추천으로 '한류음식'을 배우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김치 담는 법을 배웠다. 미리 절여진 배추를 가져다 놓고 양념을 만들었다. 매워서 연신 코를 훔치면서도 웃음띤 얼굴로 마늘을 다지고 고춧가루를 섞었다. 드디어 시식시간.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하는 학생이나 기대만큼 김치 맛을 못낸 학생들이 모두 스스로 맛을 평가했지만 웃음만은 가득했다.
하마사코(20) 씨는 "제대로 된 맛은 아니지만 김치 만드는 법은 확실히 알 것 같다"며 "같이 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사진 : 일본 나가사키시 큐슈조리사전문학교 학생들이 영남이공대에서 비빔밥, 김치 등'한류음식' 제조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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