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생활전선에서 땀흘려 일하고 밤에는 못다한 학업에 나서는 주경야독(晝耕夜讀). 최근들어 이같은 주경야독이 일반 직장인은 물론 공무원 사이에도 일반화하고 있다. 대부분 늦깍이로 대학생활에 뛰어들었지만 '배워야 산다'는 사회전반적 인식과 '자기 개발'에 대한 의지와 함께 몇해전 부터 일정 금액을 등록금으로 지원하는 지자체들이 늘면서 배움에 목말라 했던 공무원들이 주경야독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 이는 결국 행정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주 내서면사무소 오광석(40·세무 7급)씨는 지난 한해동안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상주의 최대 휴양시설인 '성주봉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관광객들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용에 대한 만족도 등을 들어보기 위해서이다. 오씨가 이렇게 만난 관광객 200여명으로 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이용해 '성주봉 자연휴양림 이용행태와 만족도 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을 써 상주대 대학원 산림환경자원학과에 입학한 지 5학기만에 지난 16일 석사학위를 받았다.
낙동면사무소 신중섭(46)계장은 한국 달래의 휴면성을 연구한 논문으로 역시 상주대 대학원 원예학과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방산업단지 이종진(42)씨는 그동안 산업폐기물 쓰레기로 버려졌던 한약재 박(찌꺼기)을 발효시켜 무기질과 미생물이 풍부하게 함유된 고급 퇴비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이날 상주대 행정학석사 학위를 받은 상주시농업기술센터 서경석(46) 지도사는 전국 75개 시·군의 공무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치단체장의 리더쉽과 혁신'에 대해 물어 자치단체장이 가져야 할 리더쉽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이렇듯 올해 학위를 받은 상주시청 공무원들은 20여 명에 이른다. 상주시청 환경보호과 장정윤 계장이 영남대 대학원 수질공학과를 졸업하고 이안면사무소 박동희 계장이 금오공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등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만도 6명이나 된다.
여기에다 상주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 주정란(39)씨를 비롯해 늦깍이 대학생 10여 명이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대학과 대학원 등록금과 학비 지원을 더욱 확대해 늦깎기 대학생들을 더욱 늘려 이들이 먼 훗날 지방행정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주시청 신중섭 계장은 "학기당 170만 원에 이르는 학비는 사실상 부담이 된다"며 "현재의 등록 지원금 50만 원을 더 늘려 주경야독 공무원들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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