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들의 혼란이 이어진 것과 관련, 대구시의 준비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구시의 홍보 미흡으로 자세한 노선 개편 내용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던데다, 버스 전용 차로와 불법 주·정차 단속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아 '빠르고 정확한' 버스 운행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시의 홍보 부족이 시민들의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초 대구시는 노선 안내 책자와 팸플릿,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노선 개편 상황을 집중 홍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시는 그러나 재정 부족을 이유로 8개 구·군별로 노선도가 제작·배포되면서, 먼 거리를 갈 경우 버스 노선을 파악하기 어렵게 돼 버린 것. 또 1년 4개월이나 준비해 놓고도 버스 번호가 잘못 적혀 있는 버스 정류장이 곳곳에서 발견됐고 각 버스 정류장마다 바뀐 노선 안내 책자가 비치되지 않는 등 준비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20일 북구 칠곡 3지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유미(20·북구 구암동) 씨는 "성서로 갈 때마다 이용하던 옛 527번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버스 정류장에 나와서야 알게 됐다"며 "경유지 안내 표지판을 봐도 어디서 몇 번 버스를 갈아타야하는 지 몰라 황당할 뿐"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새로 확대·신설된 버스전용차로와 레드존(Red Zone) 위반에 대한 느슨한 단속도 시민들의 불편을 부채질했다. 레드존은 시내버스 외 일반 차량의 주·정차가 금지된 구역. 중구 밀리오레와 북구 팔달시장, 동구청 앞 등 15곳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그러나 20일은 물론, 버스 노선 개편 첫날인 19일에도 중구 밀리오레 앞 레드존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는 택시들과 일반 승용차들에게 점령당한 채 방치되고 있었다. 때문에 승객들이 1차로까지 걸어 들어가 타고 내려야하는 아찔한 광경이 연출됐다. 북구 팔달시장 앞 레드존에는 트럭과 승용차들로 가득차 시내버스가 이리저리 곡예운행을 해야했다.
시민 최모(42·북구 팔달동) 씨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 때문에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거나 승·하차 하려면 도로까지 나가야 한다"며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대구시의 단속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27번을 운전하던 버스 기사 손영화(50) 씨는 "버스 정류장에 정확하게 버스를 대고 싶어도 레드존이 이미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메워져 있어 어쩔 수 없이 도로 한 복판에서 승객을 태워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강력한 제재는커녕 단속 공무원들의 모습도 구경하기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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