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與창구 만들기 실패 '자성론'

김부겸 의원 지도부 낙마 뒷말 무성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유일한 대구·경북 연고인 김부겸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부산·경남은 김두관, 김혁규 최고위원 등 2명의 지도부를 탄생시킨 데 반해 대구·경북은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온 김부겸 의원 1명조차 입성시키지 못한 데 대한 자성이 뒷말의 뿌리다.

패인을 큰 틀에서 보면 김 의원이 '빅2'인 정동영, 김근태 측과 손잡지 못한 데 있다. 하지만 표분석 결과 대구·경북에서조차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 김부겸 캠프의 충격은 더 크다.

대구에선 그래도 선전해 체면은 차렸다. 김태일 대구시당 위원장이 중립을 지키고 박찬석 국회의원이 김두관 후보를 지원한 가운데 이강철 전 청와대시민사회수석 측이 고군분투한 결과다.

하지만 경북에선 '김근태-김두관' 연대가 맹위를 떨쳤다. 홍의락·박기환 중앙위원 등이 김근태-김두관 후보를 밀었기 때문이다. 정병원 경북도당 위원장도 계보를 좇아 임종석 후보를 밀었다.

대구·경북의 맹주라 자신했던 이강철 전 수석 측으로선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한 측근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창구'를 만들지 못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당내 선거에서조차 대구·경북이 단결하지 못해 여당 창구 만들기에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반대 측 입장은 다르다. 이강철 전 수석이 경북 챙기기에 등한시, 역풍을 방조했다는 주장이다.'김부겸-이강철' 연대의 실패를 두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여권에서 대구·경북의 세가 더욱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대구 출신 한 고위 당직자는 "김부겸 의원은 40대로서 대권 전초전 성격의 전대에 정면승부했다는 명분이라도 남지만 문제는 이강철 전 수석"이라며 "조만간 단행될 개각 등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 중앙에서 입김이 급속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긍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김부겸 후보가 초지일관 대구·경북 대표론을 주창하면서 선거기간 내내 대구·경북이 논의의 중심에 서게 했다는 것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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