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 '현대車' 횡포

부품 납품단가 낮추고 도매가는 인상

현대자동차가 대구·경북지역 협력업체들에 부품 단가 인하를 요구해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부품 도매가격은 되레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원가절감을 위해 협력업체와 소비자들에게만 부담을 전가, '대기업의 횡포'라는 비판여론이 거세다. 지역 현대모비스 부품대리점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 1일부터 자동차부품 2만3천여 개 품목을 평균 4% 정도 인상했다.

EF쏘나타의 경우 앞쪽 펜더 도매가는 4만8천700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1천700원이 올랐으며, 베르나의 도어 도매가도 12만4천 원으로 같은 기간 1만 원이 인상됐다. 또 화물차인 마이티Ⅰ과 마이티Ⅱ의 라이트도 각각 2만2천300원과 4만2천500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각각 800원, 1천500원 올랐다.

대구시내 현대모비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도매가격 인상을 통보했다"면서 "소매상에게도 인상분만큼 가격을 올려 공급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도 인상분만큼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도 세 차례에 걸쳐 평균 10% 정도 부품가격을 인상했다. 경북지역 한 자동차부품 소매상은 "현대모비스가 부품가격을 올리면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협력업체와 부품업체 사이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운전자 서모(33·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일반 소비자들은 자동차부품가격이 올랐는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자동차부품 가격이 인상되면 자동차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비난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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