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세계적인 항만운영 기업이 영국회사를 인수해 미국의 주요 6개항 운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촉발된 미국내 반아랍 기운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쪽 의원과 주지사들도 항만 운영권이 넘어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백악관에 압박을 가하면서 소송을 준비하는가 하면 관련 법안도 곧 제출될 움직임이다. 운영권이 넘어가는 마이애미항의 미국 항만운영기업은 합병되는 영국회사를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백악관은 항만 운영권이 넘어가는 것과 관련한 안보상의 문제점을 '충분히 사전 검토했으나 하자가 없어 승인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건은 미 관련 부처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사를 이미 통과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 영국회사 퍼닌슐라 앤드 오리엔털 스팀 내비게이션(P&O)을 68억 달러에 인수하는 UAE 국영기업 두바이 포트 월드(DP 월드)는 회장인 술탄 빈술라옘 왕자가 이끄는 대표단을 미국에 급파해 사태 무마에 나섰다. 대표단은 항만운영권 보호를 강하게 주장하며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 등과 접촉할 예정이다. 미국내 아랍사회는 이번 건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아랍아메리칸협회의 제임스 조그비 회장은 로이터 회견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 " 나오는 일부 발언과 반응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안보 위협을 얘기하지만 실상은 (이슬람에 대한 미국인의) 편견과 편협함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조그비는 더욱이 올해가 미국의 중간선거임을 상기시키면서 "정치권이 이번 건을 선거 쟁점화시키려는 조짐이 완연하다"고 개탄했다. 항만 운영권이 영국회사에서 두바이 기업으로 넘어간다고 해서 해당 미국 항구들의 안보 여건이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워싱턴에서 발간되는 경제일간 저널 오브 커머스의 피터 터시웰 발행인은 로이터에 "미국 항만의 안보는 항만 당국이 아닌 미국 세관과 해안경비대, 그리고 국토안보부가 관장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항만운영회사가 바뀐다고 해서 안보 위협이 높아진다는 것은 단견"이라고 말했다. 또 "UAE가 미국의 주요 맹방 중 하나로 그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의회 반대론자들은 9·11 테러의 배후에 UAE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최대 피해지인 뉴욕의 항구까지 UAE가 관장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했다고 비판한다. 미 의회는 지난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 석유회사를 인수하려던 것을 '정치적'으로 견제해 무산시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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