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는 대정부질문 첫날인 22일 법조 브로커 윤상림 씨와 관련한 한나라당 의원들 공세에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 안상수, 주성영, 김정훈 의원이 윤씨와의 관계를 집중 추궁하자 이 총리는 못마땅한 표정을 역력히 지으면서도 "윤씨와 골프를 친 적이 있고 후원금도 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총리가 국회에서 이처럼 공개적으로 윤씨와의 관계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총리는 안상수 의원이 골프와 관련된 윤씨와의 관계를 추궁하자 "2003년에 서너 번 친 적은 있지만 총리 취임 이후에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롯데그룹이 당시 골프 스폰서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롯데건설 사장이던 임승남 씨가 계산한 걸로 안다"고 답했다. 후원금에 관해선 "그해 가을경에 받았지만 금액은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 총리는 또 골프와 관련된 잦은 물의에 대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주성영 의원은 "이 정부 들어 골프문제로 자주 물의를 빚고 있는데 이 총리도 '3·1절골프', '현충일 골프'로 서너 차례 사과도 했고 국민들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총리 골프비를 대준 대기업 간부 말을 인용, "당시 윤씨가 이 총리 등 고위공무원과 판검사 10여 명을 골프장에 데리고 나오자 존경심마저 생기더라고 했다"며 이 총리의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직무 관련성 골프에 대한 자체 감찰 요구에 대해서는 "범죄와 관련된 것이면 조사해야 하지만 공무원의 일상적 여가행위는 감찰할 사안이 아니다"며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이 총리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김정훈 의원이 2002년 대선 직전 기양건설 로비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거론해 달라고 한 공무원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이 총리는 밝힐 수 없다고 맞섰고, 다시 김 의원이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범인은닉죄에 해당한다"고 공격하자 이 총리는 "범인 은닉을 한 적이 없다"며 "말씀을 삼가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또 주 의원이 지난 1995년 이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 한 대정부질문 내용이라며 "이 정권이 빨리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한 대목을 소개하며 "자리에 들어가시라"고 하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사진: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해찬 총리가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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