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타나모로 가는 길' 연기자 英 공항서 억류 '논란'

올해 베를린 영화제 수상작 '관타나모로 가는 길'에서 테러용의자로 출연했던 배우 2명을 영국 보안요원들이 공항에서 연행, 한동안 억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영국 경찰에 따르면 보안요원들은 배우 리즈완 아메드와 파하드 하룬이 이날 런던 루턴 공항에 도착하자 대(對)테러법에 따라 심문하겠다며 그들을 연행했다.

파키스탄계인 아메드는 성명을 통해, 경찰이 자신에게 욕설을 했으며 변호사에게 전화로 문의하려하자 핸드폰을 빼앗았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 이슬람의 주장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메드는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경찰의 처사에 대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또 한때 관타나모 교도소에 직접 억류당한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아랍계 영국인 배우 두 명도 억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배우들을 영화 때문에 억류한 것이 아니라 관타나모 전 수용자들과 함께 여행한 것 때문에 조사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몇 시간 만에 모두 풀려났다고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억류당했던 배우들이 정식으로 항의하면 경찰도 경과를 정식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행 영국법에 따르면 관타나모에 수용된 경력이 있는 영국인들은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으며 해외 여행을 할 때는 당국의 특별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은 작년에 관타나모 수용소에 붙잡혀 있던 경력이 있는 두 영국인에게 여권발급을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의 제작자 멜리사 파멘터는 이번 사태는 '얼토당토 않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감독 마이클 윈터버텀과 매트 와이트크로스에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인 은공상을 안겨준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3명의 영국인이 정식 재판 절차도 받지 않고 미군 수용소에 3년간 붙잡혀 있었던 이야기를 다뤘다.

런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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