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영화 스타 리롄제(李漣杰)가 한국을 찾았다. 3월16일 개봉을 앞둔 '무인 곽원갑'의 프로모션 활동을 위해 10년 만에 한국에 온 리롄제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무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상세하고 솔직하게 밝혔다.
'무인 곽원갑'은 무도 정무문(精武門)의 창시자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무술인 곽원갑을 영화화한 작품. 곽원갑은 중국이 밀어닥치는 외세에 힘없이 스러져가고 '동양의 병자'라는 조롱까지 당하는 격동의 시기였던 1900년대 초 강직한 무술의 정신을 되살린 인물이다.
리롄제는 '백발마녀전' '황비홍2'를 찍은 후 할리우드로 활동 무대를 옮겨 '51번째 주' '처키의 신부' 등을 찍은 위런타이(于仁泰) 감독을 찾아가 영화화를 제안했다. 그만큼 곽원갑은 리롄제의 마음에 살아있으며, 중국인에게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런 까닭인지 '무인 곽원갑'은 중국,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국가에서는 개봉 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롄제는 "무술은 액션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정신이며 이 영화가 그런 정신을 표현한 영화"라고 말했다.
다음은 리롄제와의 일문일답.
--배우이기 앞서 무도인인데 선배인 곽원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역사적인 인물을 영화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지닌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곽원갑과 나는 8살 때부터 무술을 시작했다. 곽원갑이 사망한 나이가 42살이고, 지금 내 나이가 42살이다. 어려서부터 무술을 연마해왔고, 무술로 살아가고 있어 무술을 대하는 정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그동안 걸어왔던 무술인으로서의 마음이다.
--마지막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마지막 액션 영화'라는 게 어떤 뜻인가.
▲ 아마 지금까지 100번도 넘게 질문 받았고, 나 역시 100번도 넘게 답했던 것 같다(웃음). 아무리 말해도 중국인도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인 듯하다.
제가 생각하는 '무술'은 결국 싸움을 안 하는 것이다. '무(武)'라는 글자는 '그칠 지(止)'와 '창 과(戈)'가 합해져 있다. 창을 제재한다는 것은 싸우는 것을 제재한다는 것이다. 무술은 단순히 밖으로 보이는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정신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무술이 기술로만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영화와는 달리)이 영화는 무술의 깨달음과 정신을 담고 있다.
(진정한 무술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곧게 무술의 본래 뜻을 담은 영화라는 뜻에서 마지막 액션 영화라고 말하려는 듯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최근 접한 바로는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청년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졌는데 왜 자살을 하는 건가.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진정한 적이 누구인가 고민해 봐야 한다. 오랜 경험에 비춰볼 때 자기 안의 공포감과 나약함을 이겨야 한다. 스스로를 극복해가는 것이 진정한 승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쓰나미 참사가 일어났을 당시 가족과 함께 몰디브에 머물렀을 때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이 영화 속에서처럼 진짜 영웅과 같았다. 그 당시를 말해 달라.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리던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난 영웅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2004년 12월29일 당시 호텔에는 국적도, 종교도 다른 200여 명의 사람 있었다. 모두 대자연의 재앙 앞에서는 하나의 마음으로 그러한 행동을 했다.
--한동안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었다. 오랜만에 다시 중국에서 무술 영화를 찍었는데 소감은.
▲20여 년 동안 무술 영화를 찍어왔는데 늘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에게 당한 것을 갚는 방법으로 폭력으로써 제재하는 규칙을 적용한 것 같다. 내가 10여 년 전부터 불교 신자가 돼서인지 폭력은 절대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 해결에 있어 무술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와 사랑이다. 그런 마음을 이 영화에 담을 수 있어 좋았다.
--'황비홍'을 찍었을 당시와 '무인 곽원갑'을 촬영한 요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많이 달라졌다. 내가 생각하는 무도인의 3단계가 있다. 첫번째는 손에도, 마음에도 칼이 있는 단계다.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무술을 연마하는 때다.
두번째는 손에는 칼이 없으나 마음에는 칼이 있는 단계다. 상대를 직접적으로 상해하지 않으면서 마음으로 감화시키려고 한다. 세번째는 손에도, 마음에도 칼이 없는 단계로서 절대적인 적이 없는 단계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다. 이 경지는 아마 종교적인 경지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황비홍'은 1단계일 때 촬영했고, 이번 영화는 2단계에는 올라와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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