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철화백자 `16억 2천만원`

17세기 철화백자 '16억 2천만원'

국내에서 실시된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이 경신됐다. 미술품 경매전문회사 ㈜서울옥션이 23일 오후 실시한 제100회 100선경매에서 17 세기 전반에 제작된 '철화백자운룡문호'가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16억2천만원(이하 수수료 별도)에 낙찰됐다.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시장의 여인들'도 이에는 못미쳤지만 박수근 작품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이자 근현대미술품 최고가인 9억1천만원에 팔렸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종전 최고 낙찰가 기록은 2004년 12월 열린 서울옥션 9 2회 경매에서 10억9천만원에 팔린 '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이 갖고 있었다.

해외 경매에서는 1996년 10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백자철화운룡문호가 841 만달러로 당시 환율 약 70억원에 판매된 것이 국내외 통틀어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이다.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철화백자운룡문호는 진한 붉은색 철화로 여의주를 삼키려는 용과 구름, 당초문 등을 그린 작품으로 항아리 복판에 자리잡은 용은17세기 전반 왕실에서 사용됐다는 표시인 삼족룡(三足龍)이다.

철화백자 항아리로는 크기가 지름 37.6㎝, 높이 48.5㎝로 상당히 큰 편으로 이화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백자철화용무늬 항아리(높이 45.8㎝. 17세기. 보물 64 5호)나 1996년 크리스티에서 70억원에 거래된 백자철화운룡문호(높이 48㎝)보다 크다.

바닥면에 수리한 흔적이 있지만 항아리 입구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는 S자형 곡선과 용무늬의 조형미와 회화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이날 시작가는 당초 예고했던 10억원이 아닌 7억원이었으나 전화와 현장 응찰자들의 치열한 경합속에 16억2천만원에 전화응찰자에게 낙찰됐다.

박수근의 작품 '시장의 여인들'은 28×22㎝ 크기의 1960년대 작품으로 시장에앉아 좌판을 벌이고 있는 여인들, 아이를 업고 머리에 짐을 이고 서 있는 여인 등인물 10명이 세련된 구도로 배치됐다.

이 작품은 박수근 특유의 화강암 같은 바탕질감도 우수하지만 5개 부분으로 떼어내서 봐도 각각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구도가 특징적이다. 박수근 작품의 종전 국내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99회 경매에서낙찰된 '시장의 여인'(30×29㎝)으로 9억원이었다.

이날 경매에서는 '백자대호'가 6억원, 김환기의 '산월'이 3억8천만원, 심사정의'쌍치도'가 3억6천만원,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3억3천만원, 나라 요시토모의 '나쁜이발사'가 3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 100회 100선 경매의 낙찰률은 78%, 낙찰총액은 83억2천만원이었으며, 100선 경매에 앞서 1부에서 거래된 60점을 포함하면 총 거래액은 97억2천300만원에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