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상최대 응시 대구시 공무원시험 숫자로 본 진풍경

다음달 19일 치러지는 대구시 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자 수가 대구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폭증하면서 갖가지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1만7천여 명이 한꺼번에 시험을 치르게 됨에 따라 공무원 1천349명이 시험관리관으로 동원되고, 하루 시험 비용이 1억4천여만 원에 달하는 등 각종 진기록이 양산되고 있는 것.

대구지역 수능시험 응시생(3만3천500여 명)의 절반을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공무원 시험을 쳐야하기 때문에 대구시는 벌써부터 비상이 걸렸다. 우선 응시자들이 제대로 시험을 치기 위해서는 430여 개의 교실이 필요한데 다행히 올초 16개 중·고교와 임대계약을 맺어 이 문제는 해결됐다. 시는 학교 측에 교실당 3만3천 원(임대비 1만 원, 교실정리비 2만3천 원)을 준다.

그러나 응시자들이 늘어나는 데 비해 교실을 빌려주려는 학교가 갈수록 줄어들어 대구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 한 관계자는 "응시자들이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거나 학교비품을 훼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후배들이 다니는 학교인 만큼 응시자들이 공공질서를 지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얘기했다.

시험일에 시험관리관으로 동원되는 공무원은 1천349명으로 대구시 전체 공무원의 10%를 훌쩍 넘는다. 이들에겐 4만 원씩의 수당이 지급될 예정. 수당을 비롯해 이날 하루 시험 비용으로 1억4천여만 원이 들어간다.

대구시는 손떨림이 심한 응시자를 위해 이번 시험에 처음으로 정답 표기항목의 면적이 일반 OMR카드보다 큰 카드를 따로 준비했다. 또 시험부정 방지를 위해서는 응시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보관하고, 가방 등도 시험장 앞으로 모아두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9급 행정, 연구사, 지도사 등 8개 직렬에 233명을 뽑는 이번 시험의 응시자는 1만7천89명으로 사상 최대다. 작년 응시인원 1만3천876명보다 3천900여 명이나 늘어났으며 평균 경쟁률도 73.3대 1로 작년(51.9대 1)보다 훨씬 높아졌다. 응시자 한 사람이 내는 인지대가 5천 원이므로 총 인지대 액수만도 8천500여만 원에 이른다.

이번 대구시 9급 공무원 임용시험 문제는 대구시가 대구·경북이 아닌 다른 시·도의 대학교수 등 출제위원 40명으로부터 문제의 3배수를 제출받아 공무원들이 시험지를 만들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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