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하! 생활 재발견-'놀土' 좋은 아빠 되기

#피곤한 아빠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같이 놀아달라고 조른다. 농구하자, 축구하자며 성화더니 요즘은 퇴근하기 무섭게 소매를 잡아끌어 업어달라, 씨름하자며 막무가내다. 하지만 나는 너무 피곤하다. 이젠 1개월에 두 번씩 토요휴업도 실시한다는데….

#삐친 아이

아빠가 밉다. 아빠는 늘 바쁘고 피곤하고 그러면서도 늦는 날이 더 많다. 한 달에 두 번씩 학교를 쉬는 토요일엔 자전거도 타고 싶고 인라인스케이트도 타고 싶은데 아빠는 휴일에도 잠을 자거나 나가고 없다. 아빠 무등을 타고 싶은데….

40세 전후 아빠와 열 살 전후 아이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다. 더구나 한달에 두번씩 토요휴업을 하면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카운피아교육연수원 전종국 대표(심리학 박사)는 "아이와 함께 스킨십을 하며 놀아주는 것이 아빠와 정신적 유대관계를 맺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가족답사모임인 '아빠와 추억만들기(www.swdad.com)' 권오진 단장은 '노는 토요일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쉬운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베란다에 놀이창고부터 만들어라=이 창고 안에 베드민턴, 축구공, 줄넘기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거리들을 모아 두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즐겁다. 창고를 만들 때도 한꺼번에 내용물을 채우지 말고 주말마다 하나씩 아이와 함께 가서 사는 것이 좋다.

▶놀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조사해두라=잘 살펴보면 주변에 생활체육시설이나 놀이시설, 소공원, 도서관 등이 많다. 도서관도 1주일 전에 약속을 해 "이번 주말 같이 도서관갈까"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이 잘 따라온다.

▶명령형보다 청유형을="오늘 이곳으로 여행 가자" 하는 식은 역효과. "노는 토요일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이런 이런 게 있는데 어느 걸 할까?"며 물어보면 두배의 효과가 있다.

▶스킨십엔 업어주기가 최고=3~5세 아이들이라면 하루에 1분씩만 업어줘도 된다. 큰 아이라면 효과는 더 크다. 업으면 아이의 입과 아빠의 귀가 최단거리다. 이때 아빠가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아이는 신기할 정도로 쉽게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서점도 훌륭한 놀이터=결정적으로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 책 사주기다. 아이에게 책을 고르라고 해놓고 아빠는 1시간 정도 다른 책을 읽고 있으면 된다. 아이는 이것저것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다보면 아빠와 서점에 가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

▶전화해주기=하루에 한번 매일 전화를 해주는 것은 아이와 연결 끈을 이어주는 것이다. 당장 효과가 있기 보다 한달이상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전화로 공부 많이 했느냐, 학원은 갔다왔느냐는 물음은 금물. 먹고 싶은 것은 없니 등 아빠가 늘 곁에 있다는 느낌이면 좋다.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 : 지난 18~19일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좋은 아빠 만들기 캠프'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새총으로 과녁맞추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

※ 평소에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와 목욕탕 함께 가기 ▷요리하기와 함께 장보기 ▷아이의 손·발톱 깎아주기 ▷아이와 서로 발 닦아주기 ▷가족 키·몸무게 벽에 기록하기 ▷가족사진 앨범 만들기 ▷아이에게 동화책 읽어주기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 함께 하기 ▷아이와 함께 하는 취미 만들기 ▷키 늘려주기(마사지) ▷전시·공연·영화 함께 관람하기 ▷주말농장 함께 가꾸기 ▷함께 여행하기 ▷토요일 아빠 직장 구경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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