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필리핀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24일 TV와 라디오를 통한 연설을 통해 지난 2 2일 소장파 장교들에 의한 쿠데타 기도 적발과 '피플파워'(민중혁명)에 의한 정부전복 시도 재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도 성직자들을 포함한 5천여명의 시민이 항의 시위에 나섰고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경찰이 진압봉과 물대포로 맞서는 등 혼란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 = 아로요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가 야권 및 극좌.우익 세력이선거에 의해 출범한 합법적인 정부를 축출하기 위해 연속적으로 취해온 기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정의 최고통수권자로서 군.경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아로요는 사전에 준비된 연설을 통해 "국가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서 "군의 일부 세력이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정부를 축출한 뒤 헌법에 위배되는 정권 수립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분쇄했다"고설명했다.

◇시위 격화속 군부 동향에 촉각 =수도 마닐라 일대에는 검문소가설치됐으며, 최고 군 사령부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도 금지됐다.

군 세력 일부가 시위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대 외곽에서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으며 말라카냥 대통령궁으로 연결되는 도로에는 철조망과 컨테이너가 설치된 가운데 핵심 요원 이외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 마닐라에서는 경찰과 반 정부 시위대간 충돌이 발생했으며 적어도 3명이 체포되고 여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비달 퀘롤 메트로 마닐라 경찰국장도 기념탑에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필리핀 정부는 또 지난 17일 안과치료를 위해 입원한 조셉 에스트라다(67) 전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가택연금을 지시했으나 에스트라다는 퇴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피플 파워'로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뒤 한동안 수감됐다 가택연금 상태에서 법원의 최종 결정을 앞둔 상태다.

가두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군부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주요 군 지휘자들은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다.

군 당국은 특수부대 지휘자인 육군 장성 1명을 포함해 여러명의 인사들을 쿠데타 계획 연루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제네로소 셍가 총참모총장은 "위협 요인을 감소시켰지만 막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육군참모총장은 22일 아로요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군부 쿠데타 음모를 적발해 분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음모에 연루된 14명장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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