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부자 도시'만들기 나선 시민단체

요즘 경주에서는 경주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바꾸자는 시민운동이 일어나고 있다.이 운동은 경주가 포항과 울산 등 인근 도시에 비해 침체에 빠져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된 이유가 지·학·혈연 중심의 밀실적인 사회 구조 때문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27일 경주희망시민연대가 '너무도 못 사는 경주를 부자도시로 만들어 보자'는 주제로 개최한 시민대토론회의 준비과정을 살펴보면 이러한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이들은 '경주 발전을 위해 모든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으자', '논공행상을 따지면 시민 목소리가 분열된다', '앞으로 다른 시민단체 주최 공청회를 적극 지원하는 등 시민단체 역할을 분담하자' 등의 내용을 결의했다. 또 시민들의 힘을 결집시켜 5·31 지방선거 때 '시민을 잘살게 해 줄 시장 당선 운동'으로 연결시킬 복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선 시장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압박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변변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그동안 시민단체들의 행보와는 다소 달라 신선하게 보인다.

경주에서는 시장 선거 출마자 대부분이 경주고 출신이다. 이들은 현재 지·학·혈연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 선명하고 구체적인 선거공약 경쟁은 뒷전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사정 때문에 뜻있는 경주시민들 사이에서는 '공사를 구분 못해 지역 사회가 침체되는 자업자득을 초래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건전한 시민의 목소리가 없다보니 사회 투명도나 공정성이 인근 도시보다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당선·낙선운동 병행 방침을 밝혀 시장 후보자들을 압박, 선거공약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시민단체 한 관계자의 말이 경주의 희망처럼 보이는 것은 그만큼 기대할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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