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출마 예정 장관들의 사전 선거 운동 논란이 시끄럽다. 어제 부산서 열린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 출판기념회는 여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오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 지지 의사를 드러내고, 오 장관은 "주도 세력을 바꿔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제 광주에서는 정동영 의장이 당원이 아닌 일반 등산객을 상대로 여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이 모두 선거법 테두리를 이탈하고 있다.
특히 김혁규 최고위원이 현직 장관을 '오 후보'라 불러 가며 "5'31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려면 돈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책을 10권씩 사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는 것은 대놓고 선거 운동을 한 거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오 장관이 "(부산이) 특정 정당을 계속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옳으냐. 주도 세력을 바꿔야 한다"고 한 주장은 선거법 위반 경고를 받은 이재용 환경부 장관의 '대구 지방 권력 교체하자'는 발언과 다를 바 없다.
정 의장이 25일 광주 무등산에서 등산객들에게 여당 지지 연설을 하다 현장에서 선관위 제지를 받은 일도 집권여당의 공명선거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그는 또 가는 곳마다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여당 수장이 이런 식으로 선거판을 휘젓는 것은 원칙을 강조하는 참여정부의 자세와도 먼 것이다.
왜 여권은 사전 선거 운동, 관권 선거 논란을 무시하는 듯한 무리수를 거두지 않는가. 오로지 대선 교두보 확보 때문인가. 그렇다면 보통 큰일이 아니다. 바닥에 떨어진 지지율 때문이라면 이보다 더한 막무가내 식 행태가 얼마든지 벌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한 걱정이 기우에 그치도록 집권여당은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국민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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