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BC 일본파 4인방, 克日 선봉

'우리에게 일본은 없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선동열(43.삼성 감독) 투수코치와 '주장' 이종범(36.기아), '좌완 스페셜리스트' 구대성(37.뉴욕 메츠), '아시아 거포'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각오는 남다르다.

역대 최고의 호화 멤버로 드림팀을 이룬 만큼 '숙적' 일본과 맞붙는 오는 5일 '도쿄 대첩'에서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이후 한국의 일본전 상대 전적은 15승20패. 하지만 한국은 정상에 올랐던 '98방콕아시안게임과 2차례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동메달을 땄던 2000시드니올림픽을 포함해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7승2패의 우위를 점했다.

일본 대표팀은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빠졌지만 역대 최강 전력을 갖춰 객관적 전력면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

하지만 공은 둥글고 태극 전사들도 일본전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에 일본을 뛰어넘는 게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니다.

숙명의 대결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서 일본파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한국팀 마운드 운용을 책임진 선동열 투수코치는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지난 1996년 33살의 나이로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했으나 겨울 훈련 부족과 적응 실패로 부진했던 선 코치는 이듬 해 보란 듯이 재기해 1승38세이브 성적으로 구원왕에 올랐다.

4년간 주니치에서 2차례 구원왕을 차지하며 통산 10승4패, 98세이브에 방어율 2.79의 화려한 성적으로 '나고야의 수호신' 명성을 얻었다.

일본이 요미우리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를 비롯해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와타나베 순스케(롯데 마린스),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 등 막강 마운드를 구축하고 타선도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 등이 포진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선 코치는 자신이 경험했던 일본 타자와 투수들의 성향과 심리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일본전 승리를 위해 자신감 불어넣기에 바쁘다.

또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이종범도 주니치에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몸에 밴 야구를 거울삼아 공격 첨병 역할을 100% 수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종범은 1998년 한신전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아 결국 일본 생활을 마감했던 아픈 기억이 있던 만큼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무대에서 일본 격파의 꿈을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한국팀 선수 중 맏형인 구대성도 지난 2000년부터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현재 오릭스 버팔로스)에 뛰며 4년간 통산 24승34패, 방어율 3.75를 기록했던 만큼 시드니올림픽 때 보여줬던 '일본 킬러' 명성을 또 다시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일본 롯데 마린스에 입단해 첫 해 2군 추락의 수모를 겪었던 이승엽도 지난 해 30홈런을 쏘아올리며 부활했던 경험을 밑천삼아 일본 투수 공략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특히 이승엽은 WBC 참가를 위해 주전 경쟁이 펼쳐지는 요미우리 스프링캠프를 떠나왔던 만큼 찜찜함을 일본전의 시원한 홈런포로 일본 팬들과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본 투수와 타자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 일본파가 일본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주목된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