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일강령 중지' 파문…양안관계 급랭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국가통일위원회(국통회) 운용 및 국가통일강령(통일강령) 적용 중지 선언 이후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일부에서 중국이 지난해 3월 채택한 반국가분열법의 발동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야당은 총통 탄핵안 발의를 천명하는 등 대만 내부에서도 혼란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천 총통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의 성격을 점차 공식화하면서 그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대만사무판공실 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천 총통의 국통회 운용 및 통일강령 적용 중지 선언에 대해 "그가 연기하는 과장된 희극은 자기 발등에 돌을 내리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천 총통이 헌법 개정을 통해 대만의 합법적인 독립활동을 진행하려는 모험을 하고 있고 이는 양안에 고도의 긴장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런 시도를 저지하는 것이 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긴박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천 총통의 급진적인 독립 추진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천 총통의 '중지' 표현을 "대만 민중을 속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논평했으나 천 총통의 이런 행위가 반국가분열법 발동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답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며 직답을 피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대만 독립세력의 분열활동을 반대하는 확실한 행동을 취할것을 촉구한다"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대만해협 및 중.미 관계의 안정과 평화 유지에 유리하다고 말해 미국의 불분명한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22일 대만사무판공실 천윈린(陳雲林) 주임이 회견 형식을 빈담화를 통해 천 총통의 이른바 '폐통(廢統)' 추진 움직임에 대해 "대만독립 세력의 분열 책동이 한 단계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위험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26일에는 대만사무판공실 책임자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천 총통의 분열활동은 반드시 대만해협에 엄중한 위기를 초래하고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파괴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한편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은 27일 천 총통이 국통회의 운용 및 통일강령의 적용 중지를 선언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천 총통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키로 했다.

정리원(鄭麗文) 당 대변인은 국민당이 친민당 및 무당(無黨)연맹과 총통 탄핵안을 공동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히고 민진당 및 대만연합 내 천 총통 선언 반대 인사들과도 힘을 합쳐 다수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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