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잉글랜드에서 불과 사흘 전 격전을 치른 다음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플레이였다.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운 활약이었다.
박지성은 1일 앙골라와 평가전에서 왜 자신이 '엔진'이나 '산소탱크'로, 때로는 '습격자'로 불리는지 유감없이 입증했다.
박지성은 경기 직후 인천국제공항 개항 5주년 기념 A매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지난 26일 자정(한국시간) 칼링컵 결승 위건 어슬레틱전에서 풀타임을 뛰고 곧바로 날아온 박지성은 경기 전날에야 도착했다. 그리고는 단 하룻밤만 자고 '월드컵의 성지' 상암벌에 섰다.
4-3-3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지성은 초반부터 상대의 넋을 빼는 대시와 압박으로 초반 공세를 주도했다.
좌우를 휘젓는 특유의 짧고 간결한 드리블과 순간 스피드를 살린 인터셉트는 추위에 몸이 얼어붙은 앙골라 선수들을 압도하는 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전반 1분 이동국(포항), 박주영(FC서울)의 슈팅이 잇따라 막힌 뒤 때린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슛은 수비수가 마침 문전에 버텨서지 않았다면 그대로 골문을 가를 뻔한 장면이었다.
전반 4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며 수비수 세 명을 잇따라 제쳐낸 뒤 골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진 상황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면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전반 33분 오른발 대각선 슈팅으로 골을 노렸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비켜갔다.
골을 넣지 못한 것만 빼면 그의 플레이는 완벽에 가까웠다. 특히 박주영, 이동국, 정경호(광주) 등과 2대1 패스로 공격의 루트를 뚫어낸 대목은 아드보카트호의 새로운 공격 방정식으로 자리잡을 듯 했다.
박지성은 후반 27분 이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에 따라 윙 포워드로 변신했다. 이천수(울산) 대신 김두현(성남)이 투입돼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박지성은 스리톱(3-top)의 일원이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를 데려와 반드시 실험해볼 게 있다"고 밝힌 대로 72분은 공격형 미드필더, 나머지 18분은 측면 공격수로 소임을 다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박지성이 중앙에 섰을 때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훨씬 배가된다"고 했고 김학범 성남 감독은 "박지성이 중앙에 먼저 나왔는데 감독의 복안에 따라 사이드와 중앙이 모두 가능하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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