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3.1절 그 날의 정신을 이어받자

이번 3월 1일은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제87돌 되는 날이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일제강점기 동안 가장 획기적인 역사적 사건이었다. 1910년 이래 조선총독부는 가혹한 탄압을 일삼으며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기 위해 광분해 있었다.

일본은 항일독립운동 투사들을 학살·투옥하고, 일체의 결사와 언론활동을 금지했다. 교육정책에 있어서도 우민정책을 실시해 민족의식의 성장을 억누르고 고급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박탈했다.

이러한 무단정치는 한국의 고유문화를 말살했을 뿐만 아니라, 토지·광산·철도·금융 등 모든 분야의 이권을 독점 경영했으며, 한민족의 경제발전마저 극도로 제한했다. 이러한 일본의 폭압 속에서도 학생·종교인·농민·노동자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들은 혹독한 식민통치에 굴복하지 않고 독립의 그 날을 기다리며 역량을 키워나갔다.

때마침 1918년 1월 미국 대통령 윌슨은 '각 민족의 운명은 그 민족 스스로 결정한다'고 하는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제창했고, 이는 항일투쟁을 계속하고 있던 독립운동가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고종황제의 독살설, 재일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 등이 한데 겹쳐 민족적 항일의식이 고조되면서 만세운동의 양상으로 표출되기에 이르렀다.

1919년 3월 1일 파고다 공원에서 한 학생의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시작된 우렁찬 만세소리는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 날의 만세는 단순한 만세가 아니라 부르면 잡혀가고, 죽임까지 당하는 처절한 외침이었다. 3.1운동은 거의 모든 한민족이 참여한 항일운동으로 참여의 범위나 수에서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립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일제의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해외 동포까지 참여해 민족의 독립역량을 온 세계에 과시햇다. 특히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무저항 배영운동, 이집트의 반영자주운동 등의 투쟁이 일어나게 했다.

이처럼 3·1독립운동은 우리 스스로 민족의 자존을 지키려는 국권회복 운동이었고 광복을 이뤄 낸 원동력이 됐으며 자유평등과 세계평화를 주창한 인도주의의 대약진 운동이었다. 제87주년 3·1절을 기념해 항일운동을 펼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58명을 포상하며 이중 대구·경북지역에서는 4분이 포상을 받게 된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에서 살고 있지만,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1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아직도 일본은 지난날 침략의 죄과를 뉘우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열들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본다면 어떤 심정일까. 우리에게는 독립국의 국민으로 살아갈 권리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열들이 지켜낸 조국을 진정한 독립국으로 지켜나갈 의무 또한 있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은 선열들이 소중한 목숨을 바쳐 지켜낸 것이다. 풍전등화의 국운에서도 국권회복운동을 펼쳤던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국민화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다.

최용수 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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