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인 자기부상열차 시범사업을 대구에 유치하지 못할 경우 대구시는 엑스코 대구~궁전맨션 앞 노선에 민간자본을 유치, 모노레일을 놓는다는 '배수진'도 치고 있다. 그만큼 이 노선에는 신교통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많고, 동대구역세권 개발을 위해서는 신교통수단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모노레일과 관련 조해녕 대구시장은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모노레일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자본으로 건설돼 2003년에 개통한 이 모노레일의 연장은 8.6km이며 정거장은 11개. 엑스코 대구~궁전맨션 앞 신교통 시스템 노선과 노선 길이와 정거장 수에서 거의 엇비슷하다. 복선 고가 구조로 시속 30km정도로 운행되며 3천890억 원의 건설비가 들었다.
이 모노레일은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 상업지구, 호텔 및 쇼핑지구를 연결해 도시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건설됐다. 혼잡한 도심 내에서 접근성을 높이고 '걷기 편한 도시'를 위해 모노레일을 놓기로 결정한 것.
현재 이 모노레일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연결되지 않는 구간을 이어주는 것은 물론 다른 교통과의 환승으로 쾌적한 도시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모노레일이 선을 보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7년 일본 히타치 모노레일로 건설이 시작됐으나 같은 해 교량구조물 완공 후 정거장을 건설하던 중 아시아 경제위기로 건설이 중지됐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자체 모노레일 차량제작에 들어가 많은 시행착오 끝에 2001년 시험주행 성공에 이어 2003년 개통했다. 이 모노레일은 측면 안내 타이어가 빔(Beam)을 따라 빔 위를 주행하도록 돼 있다. 차량 폭은 빔 보다 조금 크다.
말레이시아 모노레일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현대 도시 환경과 조화가 잘 되며, 건설이 쉽다는 것이다. 수송능력은 시간당 3천~3만5천 명으로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으며 도로 중앙에 좁은 공간으로 건설이 가능해 대구시는 대구의 노선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교각과 상부 빔을 공장에서 제작, 야간에 공사현장으로 운반함에 따라 공사시 도로정체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 도심지 공사에서 도로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교각과 상부 빔 건설이 가능하다. 구조물 치수가 작아 공사면적이 작고 다른 시스템에 비해 공기도 단축할 수 있다. 차량이 경량이어서 공사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얘기다. 상부 빔을 주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탈선의 위험도 적다.
쿠알라룸푸르 모노레일은 도시 미관과도 융화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거장 외곽을 도시의 미관과 조화가 되도록 했고, 이용객 및 주변 주민들을 위해 녹지 및 분수대 등 정거장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라는 것.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특히 쿠알라룸푸르 모노레일은 서울 강남구청에서 도심부에 도입할 예정인 모노레일과 관련 협상 중에 있어 한국 진출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해 말 일본과 말레이시아의 신교통 및 역세권 개발을 현장답사한 대구시 공무원들은 해외출장 보고서를 통해 대구가 취해야 할 점 등을 소개했다. 이 보고서는 우선 일본 도시들은 역세권 개발에서 주변 여건을 고려해 철도, 경전철, 버스, 택시 등의 각종 교통수단과의 환승연계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관련시설을 배치했다고 분석했다. 또 역사 및 주변지역을 아우르는 종합교통센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역세권을 형성토록 각종 시설을 배치하고 관광자원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신교통 경우에는 철도 위주의 수송력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 간선과 지선의 조화를 이루면서 대도시 경우 철도수송분담률을 약 70%정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신교통 시스템이 기존의 간선철도, 도시철도 등과 함께 공존하며 운행되면서 각각의 특징과 기능을 담당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결론에서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시가지 주요 교통거점인 대구공항, 지하철 1·2호선, 고속버스터미널 등과의 상호연계교통망을 구축하고 대구 동북부지역의 유통, 켄벤션센터, 봉무산업단지 등 신개발지역과 동남부지역의 업무, 주거지역 형성에 따른 유발교통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장을 다녀온 안용모 대구시 정책개발담당관은 "동대구 역세권 개발과 신교통시스템 건설은 대구시의 종합 교통센터로서의 역할과 행정업무, 쇼핑, 숙박 등 이용자 측면에서 다양하고 편리하게 접근이 가능한 원 스톱 서비스 시스템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매력있는 시설이면서도 항상 마음이 끌려 찾고 싶은 관광시설로서의 위상을 감안해 구상하고 계획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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