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군대 생활에 희한한 '얼차려'가 있었다.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다가 어느 순간 '거꾸로 선착순'을 시키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앞서 열심히 달린 것은 허사가 되고, 끝에 뒤처져 가던 사람이 일등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 공업화가 본격화될 당시 소개된 '컨베이어' 생산 방식은 놀랍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 사람이 한 제품을 도맡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컨베이어 주위에 쭉 늘어서서 각자 특정 부분만 맡아 만드는 방식이다. 종사자의 전문성이 높아져 좋다는 소개가 곁들여졌다. 그러더니 근래엔 그 반대되는 '셀(cell) 생산'이라는 방식이 못잖게 주목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혼자 혹은 몇 명이 한 제품 생산의 전 과정을 맡는 것이라고 했다. 컨베이어 시스템 이전의 옛 방식과 유사해 보인다. 이번엔 이것의 생산성이 더 높다고 했다.
○…1990년 일본은 '교육'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었다. "남의 나라 기술을 배우고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던 시절에는 암기식 교육이 적절했으나 이제는 창의성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남의 기술은 다 따라잡았으므로 앞으로는 새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문부성의 고위 관리는 설명했었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게 해서 채택했을 '유토리 교육'이라는 것을 도입, 10년 만에 최근 포기키로 했다고 한다. 학력이 떨어져 어쩔 수 없다는 얘기였다.
○…일본 도야마 시에서는 우리 생각과 반대되는 복지 정책을 채택했다고 한다. 노인을 '너무 많이' 돌봐 드려서는 오히려 건강을 퇴보하게 만든다며 '노인 불편하게 하기'를 정책으로 결정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노인들이 교외에 널찍한 집을 짓고 전원 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이 좋은 복지 정책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게 오히려 안 좋다며 도심으로 되돌아와 살도록 집 값을 지원한다고도 했다. 교외에 떨어져 살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방치'가 되더라는 것이다.
○…기업 CEO라면 월급을 엄청나게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나,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에서 그들의 연봉은 불과 1달러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연봉으로 1원만 받던 은행장이 있었다. 이런 선택이 해당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다고 했다. 모두가 눈여겨볼 역발상들이다.
박종봉 논설위원 paxkore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