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은 현재 공룡 세상이다. 곳곳에서 공룡을 만날 수 있다. 고성으로 들어서는 국도변 야산에는 대형 공룡모형이, 가로등엔 예쁜 공룡이 방문객을 반긴다. 아파트 벽면과 마을 곳곳에도 공룡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공룡나라가 따로 없다. 4월 14일부터 열리는'2006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를 앞두고 있기 때문.
공룡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시설물이 착착 들어서고 있다. 1982년 공룡발자국이 최초로 발견된 상족암 일대는 '쥐라기 공원'이다. 해안선을 따라 공룡발자국이 지천에 깔렸다. 1억5천만 전 공룡이 살았던 그 옛날로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 '공룡공원' 상족암
고성군 일대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은 5천여개. 상족암 일대는 그중 가장 많은 공룡발자국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개수만 2천여개. 관람객들이 둘러볼 수 있도록 해안을 따라 2km의 탐방로가 개설돼 있다.
상족암. 생김새가 밥상(床) 다리(足)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층을 이룬 바위와 깎아지른 벼랑이 시루떡 재듯 차곡차곡 쌓여있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위가 곳곳에 무너지면서 동굴을 만들어 내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여기에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더해지니 신비감은 배가 된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너럭바위 곳곳에 움푹 패인 구덩이 같은 발자국들이 어떤 것은 한 줄로 곧게, 또 어떤 것은 어지럽게 찍혀져 있다. 자세히 보니 돌덩이가 둥글면서 움푹 꺼졌다. 조금 더 가니 마치 두 발로 걸은 듯이 발자국 화석이 길게 늘어섰다. 어지럽게 암반 위에 찍힌 공룡의 발자국들은 마치 지난밤 공룡들이 이 지대를 떼지어 대거 이동해갔다는 사실을 웅변하라도 해주듯 생생하다.
상족암 일대에는 이렇게 산재한 공룡 발자국 화석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대표적인 공룡은 이구아노돈과 같은 조각류(발톱이 삼지창처럼 갈라진 공룡)와 브리키오사우루스와 같이 네 발로 걷는 용각류(목이 긴 초식공룡)다. 2억~6천500만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던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 공룡들이다.
상족암 반대편으로 만들어 놓은 길을 가면 특별한 화석을 만나게 된다. 물결자국(연흔)이다. 이 물결자국의 화석은 그 당시 여기가 호수였음을 보여준다. 이 물결자국을 가까이서 보면 실제로 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경이로움 그 자체다.
상족암을 감상하는 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발자국 화석을 하루종일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밀물이 들면 공룡발자국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긴다. 따라서 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문의: 055)670-2201.
# 공룡박물관
상족암 언덕 위에 박물관이 있다. 각종 공룡 발자국을 토대로 당시의 공룡세상을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박물관은 입구에서부터 세심한 흔적이 보인다. 보도블록에는 공룡발자국 모양의 흔적들을 군데군데 만들어 놓았다. 입구에 세워진 모형 브라키오사우루스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길이 34m, 폭 8.7m, 높이 24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 모형이다. 야외전시장에는 육식공룡이 무리를 지어 초식공룡을 집단 사냥하는 모습이 재현돼 있다.
면적 1만여평 규모의 박물관 실내는 5개의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제1전시실에는 공룡의 계통도와 활동시대, 공룡의 크기와 골격을 만들어 놓았다. 공룡이 섬을 탈출하는 영상물을 보여주는 3D입체영상실도 있다. 제2전시실은 공룡의 발자국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3, 4,5 전시실에서는 움직이는 로봇공룡과 공룡알, 그리고 각종 화석 등을 만난다.
이와 함께 공룡뼈 맞히기, 크기 비교, 겉과 속 비교하기 등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도 있다. 관람 후 전망대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55)832-9021.
# 당항포관광지
고성 관광지로 당항포를 빼놓을 수 없다. 상족암이 까마득한 선사시대의 유적지라면 당항포는 역사의 현장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왜구와 격전을 치른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당항포해전관과 디오라마관, 거북선체험관 등 이순신과 관련된 볼거리가 많다.
당시 사용된 거북선에 가깝게 제작된 거북선 체험관에서는 함포쏘기와 노젓기, 키 조정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다. 또 디오라마관에서는 당항포해전을 승리로 이끄는 데 눈이 보이지 않는 공을 세운 기생 남월이의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10분짜리 영상물이 상영된다.
당항포는 엑스포 주제관이 있는 곳.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문의: 055)670-2800.
◇ 가는 길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마산 조금 못 미쳐 칠원분기점에서 진주, 사천 방면으로 가다가 사천톨게이트를 빠져나온다. 국도를 이용, 사천공항쪽으로 가다가 삼천포항에 다다를 즈음 고성군 하이면으로 10여분 가면 공룡발자국 산지인 상족암이 나온다. 공룡박물관은 상족암 바로 언덕 위에 있다.
◇ 2006고성세계공룡엑스포
'2006고성세계공룡엑스포'가 4월 14일부터 6월 4일까지(52일간) 고성군 일원에서 '공룡과 지구 그리고 생명의 신비'라는 주제로 열린다. 주행사장은 당항포관광지. 당항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주제관은 4만5천여평 규모. 지구와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지구전'이라는 주제로 꾸며진다. 또 공룡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공룡의 탄생과 멸망'의 모든 단계가 전시돼 다른 박물관이나 엑스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주제관 인근에 설치될 공룡교류관에서는 중국의 쩌궁박물관과 일본의 후쿠이현 박물관, 캐나다의 로열티렐박물관 등 세계 유수 박물관의 소장 유물이 전시된다.
또 발굴체험과 로봇공룡관 등에서도 주제별 전시행사가 열리고, 국제공룡학회 심포지엄과 국제화석광물쇼는 물론 수변무대를 활용한 수상쇼와 가족과 연인을 위한 '워터스크린&멀티미디어쇼'도 마련된다. 상족암 일대는 엑스포 특별행사장이 마련된다. 문의: 055)670-3847.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msnet.co.kr
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작성일: 2006년 03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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