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니스커트 열풍> 남들과 같을라,짧게 입자

미니스커트가 인기다. 연예인들마다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로 몸매를 노출하고 과시한다. 백화점마다 올 봄에 유행할 미니스커트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니스커트가 '야한 패션'이라고만 생각하면 쉰세대. 의외로 당당하게 나를 드러내는 건강미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 미니스커트, 계절이 따로 없다

대학생 김현정(21·여·계명문화대 뷰티코디네이션과) 씨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미니스커트 마니아다. 173cm 키에 25인치 허리를 가진 늘씬한 몸매. 현정 씨의 옷장은 여름용과 겨울용 모두 합해 스무 벌 가량의 미니스커트들로 가득하다. "고등학교 1, 2학년때부터 입기 시작했어요. 미니스커트가 저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요".

김씨가 가진 미니스커트들은 천 소재의 여름용과 데님소재의 겨울용에서부터 치마 끝이 플레어 스타일로 하늘거리는 것 등 모양도 갖가지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길이가 30~35cm가량인 미니스타일. 치마를 입고 앉으면 아슬아슬하다. "다리가 길다 보니까 같은 길이의 미니스커트를 입더라도 더 아찔해 보인다고 친구들이 그래요."

같은 과 친구인 김혜영(21·여) 씨도 10벌 가량의 미니스커트를 가지고 있다. 비교적 작은 키의 혜영 씨는 키가 작을수록 미니스커트를 입어야 길어보이는 효과가 커서 즐긴다고 했다. "지난겨울에는 맨다리로 미니스커트를 입는 게 동성로에서 대유행이었어요."

두 사람에게 추운 겨울에 굳이 미니스커트를 입는 이유를 물어봤다. 돌아온 답은 첫째는 생각보다 안 추우니까, 둘째는 남과 달라보이니까였다. "남들 다 짧은 치마 입고 다닐때 같이 입어봐야 개성이 없잖아요."

실제 국내 온라인 마켓인 옥션이 지난해 겨울 하루 평균 판매되는 미니스커트 수량을 조사한 결과 기온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니스커트의 건강성

대구에서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3·여) 씨는 여전히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다. 10여 벌의 다른 스타일을 번갈아 입는다. 겉으로 말하는 이유는 여러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의 특성 때문. 그러나 그 속내는 좀 달랐다. "미니스커트를 보면 내 몸에 대한 긴장이 돼요. 미니스커트를 소화하기 위해, 좀 더 나이들어서까지 입기 위해 내 몸을 가꿔야 한다는 동기유발이 돼요." 위에서 만난 대학생 김혜영 씨도 미니스커트에 어울리는 탄력있는 다리와 몸매 유지를 위해 요가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미니스커트가 가진 이런 건강성 때문에 더 이상 특정 연령·체형의 전유물이 아니다.동아쇼핑 '코카롤리' 매장 강은정 씨는 "요즘 10대 후반이나 30, 40대 여성들 가운데도 튀게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꼭 날씬한 사람만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니스커트에 사회적인 긍정성을 부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니스커트에 열광하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코디네이션 전문가 윤지은 씨는 "이 나이 때 누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그들의 가치관, 개성이 미니스커트 마니아를 탄생시키는 것 같다"며 "늘씬해보이고 예뻐보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더욱 중요한 점은 60~70년대 미니스커트 열풍이 '남 따라하기' 위주였다면 요즘에는 미니스커트의 아슬아슬함과 꽃무늬 패턴의 여성스러움을 즐기는 개성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 확연히 구분돼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 미니스커트, 이렇게 연출하세요

'미니스커트 어떻게 연출할까?'

잘 입으면 앞으로부터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못 입으면 뒤에서 욕 들어먹기 딱인 미니스커트.

패션유통업계 관계자나 전문코디네이터들에 따르면 최근 유행하는 젊은층의 패션스타일은 대체로 3가지다. 여성스러운 로맨티시즘을 강조한 하늘거리는 블라우스와 꽃무늬 패턴의 스커트 차림, 아니면 씩씩한 밀리터리 룩을 즐기는 남자 같은 옷차림. 그리고 섹시한 컨셉의 미니스커트.

코디네이터 윤지은 씨는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이어드 룩(일명 겹쳐입기)을 따라해 본다면 미니스커트를 입더라도 실수(?)할 염려가 적다"며 "중요한 점은 내 자신에 어울리는 미니스커트 패션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니스커트 잘 입는 법이다.

1) 베이직 스타일.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입되 속옷색깔에 주의하세요.

2) 짧은 다리, 못생긴 휜 다리를 보완할 수 있는 부츠나 무릎양말(knee socks)을 이용해 미니스커트를 보완하고 귀여움을 뽐내면 어떨까요.

3) 짧은 치마 속에 레깅스(leggings : 허리에서 발끝까지 오는 얇은 바지)를 입어 활동성 있는 패션을 연출해봐요.

4) 몸에 달라 붙는 롤업 데님팬츠와 짧은 데님 미니스커트를 겹쳐 입으면 실수할 염려 없어요.

5) 미니스커트 원단과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봐요. 꽃 프린트나 새틴 소재, 청바지 소재의 스커트에 니트나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자켓이나 볼레로를 걸치는 레이어드 룩으로 화려함을 연출해봅시다.

글·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도움말=윤지은 코디네이터

사진: 계명대 패션대학 여학생 5인방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계단에서 맵시를 뽐내고 있다. 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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