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딸아이의 졸업식을 다녀왔다. 교문 입구 꽃장수들의 판매공세를 뿌리치고 학교 안에 들어서니 졸업식장과 좌석 찾기가 불편했다. 식순도 틀에 박힌듯 옛날 우리 때와 별반 다를게 없었고, 상품으로 옥편(사전)을 사용하는 것까지 같았다.
송·답사 순서 때에는 음향이 다소 고르지 못했고, 학생석은 좀 소란했다. 진지한 분위기나 지난날같은 슬픈 감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실내화를 신은 교사인 듯한 사람은 휴대전화 통화에 여념이 없었다.
정작 졸업한지 수십년이 지난 내가 졸업식 광경에 옛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 따름이었다. 졸업식이 끝나자 여학교인데도 불구하고 교복과 온몸이 밀가루 세례로 뒤범벅이 되는 모습도 보았다.
이런 악습과 구태는 도대체 언제까지나 계속될런지....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3년의 과정을 마치고 선생님과 정든 교우들과 교정을 이별하며, 먼 훗날을 기약해야 할 시점이 아니던가. 차분히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하며 진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시간이 먼훗날 얼마나 아련하고 그리운 시간이 될 것인지 알았으면 한다. 학교 당국이나 학부모들도 좀더 의미있는 졸업식이 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딸아이의 졸업식을 보며 오래전 내 졸업식이 너무도 그리웠다.
권경희(대구시 북구 산격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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