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번 와 보이소!-'영덕회'로 식당가 평정한 유성자 씨

인구의 25%가 자영업에 종사한다는 서울. 이런 서울에서 한 품목으로 식당을 해 성공을 거두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손님 입맛은 갈수록 까다로와지고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경쟁은 또 어떤가.

이런 경쟁 속에 '영덕회' 하나로 서울 여의도와 영등포, 양천구 일대를 평정한 식당이 있다. 영등포경찰서 부근 '영덕대게물회'(대표 유성자·여·55)가 그 집이다. 물회와 막회를 주 메뉴로 하는 이 집은 경상도 바닷가 음식을 맛보려는 미식가들에게는 제격인 집이다.

영덕물회로 유명한 집이지만 평소에는 막회가 더 많이 팔린다. 일식회와 달리 저렴한 가격에 감칠 맛 나는 회를 제대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싱싱한 횟감이 매일 아침 경북 포항에서 직송되기 때문에 신선도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막회 안주로 소주를 한 잔 걸치고 나면 뒤따라 나오는 도루묵찌개나 물곰탕도 별미 중의 별미다. 특히 이 집의 물곰탕은 술꾼들에게는 해장국으로 제격이다.

이밖에도 고래고기, 과메기, 문어와 고동 등 고향 동해안에서 맛볼수 있는 메뉴가 즐비하다. 바닷내음 가득한 돌미역과 쪽파, 마늘이 곁들여 나오는 과메기는 이 집의 겨울철 별미다. 서울 사람들에게 생소한 고래고기와 과메기가 유명세를 타게 된 데는 이 집이 일조했다고 할 정도다.

이 집의 단골은 주로 여의도 국회와 방송국 사람들이다. 국회의원이 보좌진들과 회식을 갖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방송국 기자나 연예인 등 방송인들은 유명세 때문에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단골들이다. 방송인 이상벽, 앵커 황희만 씨 등이 단골손님이다.

이 집 주인인 유씨가 처음 식당을 연 것은 1993년께. 고향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이미 서울 중구청 부근에서 영덕횟집을 하던 친구가 권유했다. 원래 손맛이나 인심은 덜하지 않다는 평을 받던 터라 처음 식당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지하철 당산역에서 10년 동안 하던 식당을 3년 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마침 건강보험공단을 다니던 남편 김창길(56) 씨도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식당일을 돕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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