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직무태만입니다. 공원관리사무소만 만들어 놓고 실태조사 한번 한 적 없습니다. 국가 보호식물이 몇 종이나 있는지도 모를 겁니다."
한 산림학자는 '앞산은 사람만 많고 정보는 없다'고 지적했다. 팔공산보다 이용객이 훨씬 많은 앞산이 그저 '언덕 수준'의 산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 실제로 대구시는 앞산에 대한 기본 현황 외에는 연구, 조사를 의뢰하거나 해본 적이 없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 이상추 소장은 "관리사무소에 있는 앞산에 대한 자료는 '앞산공원 관광안내도' 정도밖에 없다"며 "여기는 앞산에 대해 기획, 조사하는 곳이 아니라 청소, 관리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제공되는 관광안내도도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3일 산행을 동행한 최병기(26·계명대 생물학과 석사과정) 씨는 "안내도의 등산로 수, 거리, 시설물 위치 등이 잘못 표기된 곳이 많고 너무 허술하게 만들어져 있다"면서 "누가 이걸 보고 산에 오르겠는가. 대구시가 해도 너무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관리사무소 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안내도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 홈페이지(www.daegu.go.kr/Apsanpark)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보마당 자료실에는 글이 아예 없었고 포토갤러리에는 사진 한장 올려놓지 않았다.
조현제 한국산림생태연구소 박사는 "대구시는 앞산 숲의 가치, 생태적 가치에 대한 연구,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십 수 년 전에 만들어진 연구자들의 논문에 의존하고 있다"며 "외국에는 자그마한 도심공원에도 박사 학위자가 관리실태를 모니터링하는데 행정·기술직 공무원이 관리, 통제만 할 뿐 전문성과 환경마인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운환 대구시 공원과장은 "처음 앞산이 자연공원으로 지정될 때 연구, 조사가 이뤄졌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솔직히 앞산에 대한 항공사진, 식생도, 지질도 등을 조사해도 쓸 곳이 없고 예산도 없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사진 : 앞산 고산골 입구의 대형 안내표지판이 곳곳에 심하게 찢어진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사진중 굵고 검은색으로 나타난 실선이 찟어진 부분이다. 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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